[제주 마을-참여와 자치의 기록] (8) 변화를 만드는 마을-세화리

[제주 마을-참여와 자치의 기록] (8) 변화를 만드는 마을-세화리
변화된 시대에 맞게 주민 손으로 만든 세화리의 '활력'
  • 입력 : 2022. 07.11(월) 17:51
  • 김도영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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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그랭이거점센터 2층 마을 카페에 마련된 로컬푸드 판매 키오스크에서 주문·결재 집에서 편하게 세화 당근을 받아볼 수 있다.

[한라일보] 주민이 지혜와 힘을 모아 마을을 바꾸고 있는 지역이 있다. '우리 마을이 잘 되기를'이란 마음으로 출발해 즐거운 성과를 내고 있는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이다.

세화리는 지난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농촌 중심지 활성화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국비 등 예산 86억원을 확보했다. 이후 마을 주민들이 모여 '우리 마을에 무엇이 필요한가?', '우리 마을이 어떻게 변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을 이어가며 마을 사업을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1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여해 의견을 나누고 전문가 컨설팅 등을 거쳐 마을 협동조합을 만들고 마을 사업을 추진했다.

■세화마을협동조합 카페·오피스·마을투어 등 성과

주민들이 바라던 마을의 변화는 마을회관을 활성화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마을회관을 정비하고 증축해 질그랭이거점센터(구 세화종합복지타운)을 만들었다. 질그랭이거점센터는 세화리 마을 사업의 베이스캠프로 1층은 세화리사무소와 마을 협동조합, 2층은 마을 카페, 3층은 공유 오피스, 4층은 마을 숙박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양군모 세화마을협동조합 PD는 "마을협동조합을 만들 때 최대한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는 것이 좋다는 전문가 조언을 들었다"며 "세화리 6개 마을을 찾아다니며 설명회를 열고 독려해 477명이 참여해 주셨고, 2억6000만원의 출자금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질그랭이거점센터 2층에 자리잡은 마을 카페 477+.



질그랭이거점센터 2층 마을 카페의 이름은 '477플러스'이다. 협동조합에 참여한 조합원 477명을 기념해 부지성 이장이 이름을 지었고, 플러스는 앞으로 가입할 조합원을 의미한다. 현재는 492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마을 협동조합 규모로는 전국 최대 규모라고 한다.

■ 로컬푸드 이용 음료·빵 만들고 판매하며 인기몰이

마을 카페의 탄생은 주민들의 사랑방을 넘어 마을 활력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주민 누구나 편하게 방문해 커피를 즐기게 됐고 지역에 유명한 당근으로 주스를 만들고 마늘·무화과 등을 이용한 쌀빵을 만들며 지역 농산물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결재하면 다음날 아침 집으로 배송하는 로컬푸드 판매 시스템을 통해 세척 당근과 당근 주스를 공급, 수익을 내고 있다. 협동조합 조합원이나 조합원의 자녀들이 카페 직원으로 일하게 돼 젊은이들이 마을로 돌아오기도 했다.

질그랭이거점센터 3층 공유오피스.



이밖에도 지역 주민을 해설사로 양성해 '해녀 투어'와 '다랑쉬 투어' 등 세화 마을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해녀 투어는 세화리 해녀들과 함께 테왁을 만져보고 불턱을 체험하는 등 풍성한 경험을 전달해 인기를 끌고 있다. 다랑쉬 투어는 3.4㎞의 둘레길을 돌며 요가·명상·다도 체험과 함께 주민에게 듣는 오름 식생 해설 등이 관심을 받고 있다.

■ 마을 발전 위해 한 뜻… 주민 스스로 '마을 홍보대사'

최근 워케이션 열풍에 발맞춰 운영 중인 공유오피스도 주목받고 있다.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발길이 이어지며 질그랭이거점센터 공유오피스가 제주 워케이션의 성지로 부상하고 있다.

양 PD는 "코로나19로 어려움도 있었지만 마을 사업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해는 조합원 분들께 쌀 한 포대씩이라도 돌려 드린다는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며 "마을 분들이 직접 홍보대사를 자청하며 세화를 알리고 협동조합을 소개하시는 등 변화된 세화에서 즐거운 하루하루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질그랭이거점센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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