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제주문학관 강당에서 열린 '제주도 ODA 10년, 현재와 미래' 주제의 제주국제개발협력 포럼 특별세션에서 청년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제주의 특성을 반영한 국제개발협력 사업으로 청년 참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주도, 제주국제개발협력센터(센터장 신의철), 제주대 평화연구소(소장 강경희) 공동 주최로 30일 제주문학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8회 제주국제개발협력 포럼을 통해서다.
이날 '제주도 ODA 10년,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는 '제주도청 ODA사업 현황과 향후 추진 방향'(이안진 제주도 평화대외협력과 평화사업팀장), '경기도형 평화 ODA(안철진 경기국제평화센터 국제개발협력팀장), '제주대 아라해외봉사단 활동 현황과 향후 추진 방향'(권상철 제주대 사범대학 지리교육전공 교수), '해피트리 ODA사업 현황과 향후 추진 방향'(송형록 해피트리 이사장, 김상호 해피트리 베트남 코디네이터), '글로벌이너피스 ODA사업 현황과 향후 추진 방향'(신은경 글로벌이너피스 동티모르 지부장)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마지막 순서엔 특별세션으로 '제주 청년 ODA사업 참여 확대 방안'에 대한 청년 자유 토론이 마련됐다.
제주도가 '국제개발협력 원년의 해'를 선포한 해는 지난 2012년이다. 지방정부 차원의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 사업이 지역 브랜드 가치 제고에 기여한다는 인식 아래 세계평화의 섬 지정에 따른 평화 이미지 확산을 위한 실천사업으로 추진됐고 이듬해 동티모르 의료장비 지원으로 본격적인 걸음을 떼어놓았다. 2019년에는 제주도의원 발의로 '제주도 국제개발협력 사업 지원 조례'도 제정됐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제주도가 ODA에 사업에 지원한 예산은 동티모르, 몽골, 에티오피아, 우간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부룬디 등 7개국 총 12억44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나라에 학교 기자재, 양돈·양봉 시설, 생태 관광 지원, 도서관 건립, 참전용사 광장 조성 등이 이뤄졌다.
이안진 제주도 평화사업팀장은 이 같은 제주도의 ODA 추진 현황을 소개하면서 수여국에서 실제 필요한 수요를 파악하는 게 부족하고 재원의 한계로 매년 투입 가능한 예산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짚었다. 또한 국내 빈곤층 문제를 더 중요시하는 경향 등 ODA에 대한 도민의 인식 차도 지적했다. 제주도는 내년에 제주 출신 한국국제협력단(KOICA) 활동가와 ODA 전문가 등 네트워크 구축, 민관 협력 참여 사업 확대, 아세안 지역 추가 수혜국 발굴 등을 계획하고 있다.
제주국제개발협력 포럼 참석자들이 개회식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국제개발협력센터
이런 가운데 이번 포럼의 청년 특별세션에서는 ODA사업에 대한 제주도와 제주국제개발협력센터의 홍보 강화 요구가 잇따랐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청년의 국제평화증진 운동과 국제협력 활동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청년기본법의 '청년 국제협력 지원' 조항도 소환됐다.
제주대 사회학과에 재학 중인 강혁씨는 토론을 통해 학생들이 ODA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홍보와 함께 대학 전공 과목으로 국제개발협력이나 ODA관련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했다.
'청년기본법' 관련 조항을 불러낸 제주연구원의 고다슬 연구원은 "국제개발협력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정보를 교환하고 같이 배우며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며 "ODA재원을 더 많이 확보해 개발협력 사업을 수행하는 시민단체, 청년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제주국제개발협력 서포터즈(7기)는 제주국제개발협력센터와 대학 학생회 등이 협업해 부스 설치, 개발도상국 물품 기부 등 ODA 관련 직업과 사업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을 펼쳐달라고 제안했다. 제주대 정치외교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는 멕시코 출신 호세마누엘씨는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가면서 제주를 사랑하게 된 자신의 경험을 전하며 해외 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세계시민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년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홍승영 유엔훈련연구기구(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 연수기획관은 "도내의 많은 청년단체를 활용해 ODA사업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론을 전달하는 것만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활동에 중점을 둬서 기억을 만들어주고 인지도를 높이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해양생태계, 기후변화 등 생생한 경험이 가능한 제주의 강점을 살린다면 청년들의 취업에 필요한 포트폴리오 작성 시 경쟁력에 도움이 되고 자연스럽게 참여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해외봉사, 서포터즈 등 개발협력이라는 진로 트랙에 올라온 학생들이 이탈되지 않도록 다음 스텝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일회성 사업이 아닌 전문성 있는 인력 양성에 대한 고민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