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년 전처럼…이번에도 '기적' 신호탄 올린 김영권

[월드컵] 4년 전처럼…이번에도 '기적' 신호탄 올린 김영권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선제 결승골…이번엔 포르투갈 상대로 동점포
  • 입력 : 2022. 12.03(토) 02:20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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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전반 한국 김영권이 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 국가대표팀 베테랑 중앙 수비수 김영권(32·울산)이 또 한 번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유럽의 강호를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기적의 사나이'로 존재감을 깊이 새겼다.

김영권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에서 한국이 0-1로 뒤지던 전반 27분 균형을 맞추는 동점 골을 터뜨려 2-1 대역전극의 발판을 놨다.

왼쪽에서 이강인(마요르카)이 왼발로 차올린 코너킥이 상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의 등에 맞고 골문에 앞에 떨어졌고, 공격에 가담한 김영권이 넘어지며 날린 왼발 발리슛이 포르투갈 골문을 열었다.

2018년 6월 27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를 떠오르게 한 장면이었다.

한국이 당시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1위였던 독일과 만난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김영권은 후반 추가 시간 0-0 균형을 깨는 선제 결승 골의 주인공이었다.

그때도 코너킥 상황에서 독일 수비수를 맞고 흘러나온 공을 그가 정확하게 독일 골문 안에 꽂아 넣었고, 이후 손흥민(토트넘)의 추가 골까지 터지며 한국은 월드컵 역사에 손꼽히는 이변인 '카잔의 기적'을 일궜다.

러시아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인터뷰 실언' 논란에 휩싸이며 홍역을 치른 뒤 한동안 대표팀을 떠나 있을 정도로 힘겨운 시기를 겪었던 김영권이 '기적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며 팬들의 지지를 회복하는 '성장 드라마'도 남았다.

당시 대회를 마치고 "4년 동안 너무 힘들었다. 앞으로 한국 축구를 위해 희생하겠다"며 눈물을 쏟았던 김영권은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도 수비진의 중심을 잡았고, 2014 브라질 대회를 포함해 생애 세 번째 월드컵 무대에 나섰다.

유럽파로 거듭난 김민재(나폴리)와 함께 주전으로 활약해 온 그는 포르투갈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선수 대표로 참석해 "4년 전 독일전 때와 비슷한 심정"이라며 간절함을 드러냈는데, 그라운드에서 고스란히 표출됐다.

김민재가 부상 여파로 결장하며 어깨가 더 무거워졌을 그는 선제 실점 이후 전반 23분 호날두에게로 들어오는 날카로운 크로스에 몸을 날려 끊어내는 등 수비에 집중하다 세트피스에서 한 번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흐르는 공에 미끄러지면서도 왼발을 대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골 그물을 흔들었고, 4년 전처럼 팔뚝에 입을 맞추는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자신의 99번째 A매치에서 의미 있는 골을 기록한 김영권은 한국이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역전 결승 골에 힘입어 극적으로 승리해 16강에 진출하며 100번째 A매치를 카타르에서 치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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