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58만건' 넘쳐나는 불법 옥외 광고물 대책 없나

'작년 358만건' 넘쳐나는 불법 옥외 광고물 대책 없나
제주시 11월 말 기준 358만건 철거 전단 280만·현수막 19만개
수거보상제 확대 필요.. 서울·경기 등 20세, 제주는 60세 이상만
  • 입력 : 2023. 01.02(월) 18:00
  • 김도영기자 doyou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지난 1일 제주시 거로사거리에 게시된 불법 현수막. 김도영기자

[한라일보] 20대 도민 A 씨는 최근 도로에서 아찔한 상황을 목격했다. 강풍이 불던 날 제주시 조천읍의 한 도로에 게시된 현수막이 떨어져 날리며 주변을 지나던 차량에 부딪치는 등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모습이었다.

60대 도민 B 씨는 주말이면 서귀포시 대정읍 인근의 밭을 찾는다. 그럴 때마다 무분별하게 게시된 분양 현수막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B 씨는 "현수막을 게시한 쪽에서는 주말 동안 단속을 피해 지속적으로 불법 현수막을 게시하는 것 같다"며 "불법 현수막 게시를 통해 철거를 당해도 그만이라는 식으로 반복되고 있는 것 같아 강력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철거한 불법 유동광고물은 무려 358만203건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전단지가 282만6838건으로 가장 많았고 벽보 55만8634건, 현수막 19만4601건, 입간판 106건, 에어라이트 15건 등의 순이었다.

불법 현수막 등 유동광고물은 해당 읍면동에서 지속적으로 철거 등 관리하고 있지만 주말을 이용하거나 야간에 게릴라 식으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

제주시에서는 불법 광고물을 수거하면 일정 비용을 지급하는 '불법 광고물 수거보상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제주시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시민과 기초수급자는 연령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읍면동사무소로 수거한 불법 광고물을 가져오면 벽보는 장당 30원, 전단은 장당 10원 등 1인당 월 10만원 한도 내에서 현금으로 보상한다. 지난해 제주시에서는 벽보 52만여 장, 전단 310만여 장에 대한 보상금으로 총 4641만원이 지급됐다.

지난 1일 제주시 봉개동 봉개초등학교 앞 도로에 불법 현수막들이 게시돼 있다. 김도영기자

행정당국의 단속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수거보상제에 참여할 수 있는 대상을 확대하거나 보상 단가를 높여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도 논의될 필요가 있다.

서울 양천구는 불법 광고물 보상제를 운영하며 동별로 20세 이상 시민 3명을 선발해 현수막은 2000원, 족자형 현수막은 1000원, 첨지류는 벽보 및 유해명함 100매당 2000원에서 5000원 사이의 금액을 월 200만원 이내 범위에서 보상하고 있다.

경기 김포시도 20세 이상 시민 중 지원을 받아 '불법 현수막 시민감시단'을 운영하며 수거 실적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도시 미관을 해치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불법 광고물과의 싸움에서 시민 참여를 통한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한 철거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1 개)
이         름 이   메   일
383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