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 청도에 또 흑염소떼… 3년 만에 소탕작전

추자 청도에 또 흑염소떼… 3년 만에 소탕작전
영산강유역환경청 조사서 30여 마리 서식 확인
포획·사살 예정..2020년 마지막 실시 후 3년 만
  • 입력 : 2023. 01.03(화) 18:26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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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 부속섬 청도. 한라일보 자료사진

[한라일보] 지질·생태학적 가치가 뛰어나 특정도서로 지정된 추자도 부속섬 청도에서 또다시 생태계를 교란하는 흑염소떼가 출몰해 3년 만에 소탕 작전이 벌어진다.

3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9월말 제주시 추자면 신양리 청도에서 현장 조사를 벌이다 흑염소 3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청도는 추자도에서 배로 10분 거리에 있는 작은 섬으로 해식동굴이 잘 발달하는 등 지형·경관이 우수하고 풍란과 밀사초 등 다양한 생물이 서식해 지난 2003년 특정도서로 지정됐다.

특정도서는 '독도 등 도서지역의 생태계 보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사람이 살지 않는 국내 무인도서 중 멸종위기 또는 보호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거나 지형·경관적 가치와 식생이 우수해 특별히 보호해야 할 곳으로, 환경부장관이 지정한다.

특정도서에서는 각종 개발행위를 포함해 가축 방목, 야생동물의 포획·반입, 야생식물 채취 등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모든 행위가 금지된다. 제주에는 청도를 비롯해 흑검도, 직구도, 수령섬, 보론섬, 염섬 등 6개 무인도서가 특정도서로 지정돼 있다.

청도에서는 지난 2008년 처음으로 흑염소떼가 발견됐다. 흑염소는 청도 뿐만 아니라 특정도서에 있는 희귀식물을 닥치는대로 먹어치워 생태계를 교란하는 주범으로 꼽힌다.

특정도서로 지정될 당시만 하더라도 청도엔 흑염소가 서식하지 않았지만, 누군가 사육을 위해 풀어놓은 것이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해 2008년에 개체 수가 80여마리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제주도는 그해 처음으로 엽사를 동원해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벌였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청도에서 흑염소떼가 간간이 출몰해 2012년과 2020년에도 포획과 사살이 이뤄졌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가장 최근 실시된 2020년 소탕 작전 때 미처 포획하거나 사살하지 못한 흑염소 개체가 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올해 상반기쯤 제주도와 함께 다시 소탕 작전을 벌일 예정이다.

생태계 교란종에 대한 소탕 작업은 살아 있는 상태에서 포획해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청도처럼 섬 전체가 절벽 지대여서 포획 과정에서 안전 사고가 우려될 경우 총기를 사용한 사살도 가능하다.

영산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드론으로 흑염소를 한 곳으로 몰아 포획할 계획도 갖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사살할 것"이라며 "소탕 시기는 올해 4~5월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체를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또다른 특정도서인 직구도에서도 흑염소 서식 흔적이 발견됐다"며 "정확한 개체 확인을 위해 열화상 카메라를 동원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자 #청도 #흑염소 #소탕작전 #한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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