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선의 현장시선] 웰빙(well-being), 안전지대 제주

[이신선의 현장시선] 웰빙(well-being), 안전지대 제주
  • 입력 : 2023. 01.06(금)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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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3년 만에 해맞이 행사를 한다는 소식에 반가웠다. 많은 이들이 한 해를 잘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해넘이, 해돋이 명소를 찾았다. 해넘이 명소를 찾은 이들은 한 해를 파노라마 넘기듯 회상하며 마무리하고, 해돋이 명소를 찾은 이들은 새해를 위한 다짐으로 지난해보다 더 나은 삶을 꿈꿨을 것이다. 시간의 연속 상에서는 12월 말이나 새해 첫날이나 별다를 바 없지만, 사람들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저마다의 희망과 소망을 기원한다. 하지만 새해를 맞는 사람들은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듯하다. 정치, 경제, 북한 정세 등 사회적 환경이 만만치 않아 올 한 해도 고단한 삶을 살아갈 걱정이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기에 더욱 간절한 마음을 담아 잘 살기 위한 건강과 미래에 대한 소망을 빌었을 것이다.

잘 사는 것, 웰빙(well-being)이 일상의 언어가 됐지만, 웰빙의 사전적 의미는 몸과 마음의 편안함과 행복을 추구하는 태도나 행동이다. 몸과 마음의 편안함과 행복을 추구하려면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 사건 사고가 많았던 2022년을 보내며 건강과 안전을 위한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컸을 것이다. 안전의 문제는 곧 신뢰의 문제다. 각자의 역할에서, 타인과의 관계에서 필요한 믿음,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우리 사회에 신뢰 점수를 준다면 얼마를 줄 수 있을까.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고 사회에 대한 불신으로 신뢰는 그 어느 때보다 낮을 것이다. 게다가 북한의 도발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고, 주변 강대국들 간의 자국 이익을 둘러싼 경쟁은 냉전시대로 회귀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 북한 무인기가 한반도 상공에 출현하는 등 한반도의 평화를 언제까지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불확실한 한반도 미래와 자신의 미래 때문에 생기는 심리적인 불안을 제외하더라도 70만 도민들과 연간 관광객 1500만명이 찾아오는 제주는 과연 안전지대일까. 자연재해, 일자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시 한번 안전 부분을 점검해 봐야 한다. 안전이 보장돼야 2023년의 행복한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버드대 로버트 월딩어 교수는 행복한 삶의 조건을 1938년부터 대를 이어 85년간 연구해온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외롭거나 고립된 사람들은 신체 건강이나 뇌기능 면에서도 수명도가 현저히 떨어짐을 밝히며, 행복의 조건은 '사람들과의 따뜻하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라고 이야기했다. 자신을 인정해 주고, 언제든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심리적인 안전 부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새해 해맞이를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낀다. 일상의 회복이 행복이 되는 순간이다. 제주의 가치와 브랜드를 더욱 빛나게 만들기 위해 도민이 잘사는, 웰빙을 위한 안전지대 제주를 원한다. <이신선 서귀포YWCA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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