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경기에서 전북 송민규가 선제골을 넣고 조규성, 김진수와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40주년을 맞이한 프로축구 K리그 개막을 알린 '현대가(家) 더비'에서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가 전북 현대를 제압하고 상쾌하게 첫걸음을 내디뎠다.
울산은 2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라운드 홈 경기에서 시작 10분 만에 송민규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이후 엄원상, 루빅손의 연속 골에 힘입어 2-1로 역전승했다.
지난 시즌 K리그1 정상에 오르며 17년 만의 '우승 한풀이'에 성공한 울산은 타이틀 방어 시즌에 돌입하는 중요한 일전에서 승점 3을 챙겼다.
반면 지난해 울산에 밀려 준우승으로 리그 6연패 달성이 불발되고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전북은 울산에 기선제압을 허용하며 시즌을 시작했다.
아울러 전북은 2012년부터 11시즌 연속 개막전에서 지지 않던 기록도 더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울산은 제주 유나이티드로 떠났다가 네 시즌 만에 복귀한 득점왕 출신 공격수 주민규를 공격 선봉에 세웠다.
2선에는 바코-강윤구-엄원상이, 중원에는 박용우-이규성이 출격했다. 설영우-김영권-정승현-김태환이 포백 수비진을 이뤘고,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다.
전북에선 '카타르 월드컵 스타' 조규성이 최전방에 나섰고, 송민규-아마노 준-이동준이 2선에 배치됐다.
울산 엄원상·루빅손 연속골로 전북에 2-1 뒤집기
아마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울산에서 전북으로 옮겨 두 팀의 '장외 신경전'을 촉발한 주인공이고, 이동준도 2021시즌 울산에서 활약한 바 있다.
전북의 중원에선 백승호-김건웅이 호흡을 맞췄고, 수비진은 김진수-박진섭-홍정호-김문환으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22세 이하(U-22) 자원인 김정훈이 꼈다.
지난 시즌 우승팀인 울산 선수들이 아마노를 비롯한 전북 선수들의 박수를 받으며 입장하는 '가드 오브 아너'를 시작으로 돌입한 경기의 포문은 전북이 열었다.
전반 10분 송민규가 K리그1 시즌 전체 1호 골의 주인공이 됐다.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송민규가 상대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왼쪽으로 공을 건넸고, 아마노가 페널티 지역 안으로 찔러준 패스를 이동준이 왼발 슛으로 연결해 골 그물을 흔들었다.
U-22 자원인 강윤구를 전반 14분 일본 출신의 '새 얼굴' 에사카 아타루로 교체한 뒤 한결 나아진 공격 흐름을 보이던 울산은 전반이 끝나기 전에 반격에 성공했다.
전반 43분 페널티 지역 중앙 바코의 슛이 경합에서 흘러나오자 엄원상이 오른발로 때려 동점 골을 터뜨렸다.
후반 8분 울산이 엄원상을 새로 합류한 스웨덴 출신 루빅손으로, 전북은 이동준을 문선민으로 바꾸고, 후반 14분엔 전북이 아마노를 안드레로 바꾸며 앞서 나가기 위한 두 팀의 기 싸움은 더욱 치열해졌다.
그리고 후반 19분 울산이 전세를 뒤집었다.
전북 골키퍼 김정훈이 동료의 백패스를 트래핑하려던 것이 애매하게 튀었고, 근처에서 압박하던 루빅손이 볼을 탈취해 몰고 들어가 밀어 넣어 K리그 데뷔골을 넣었다.
전북은 이후 후반 26분 송민규와 김문환 대신 한교원과 이적생 수비수 정태욱을 투입해 만회를 노렸으나 루빅손, 박용우 등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 속에 공고한 벽을 세운 울산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울산은 후반 43분 바코, 이규성, 주민규를 빼고 마틴 아담, 조현택, 김민혁을 내보내는 여유로운 운영 속에 한 골 차 승리를 지켜냈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개막전 FC서울과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 FC서울 임상협이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FC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인 더비'에서 2-1로 이겼다.
서울은 대구FC를 2-0으로 격파한 지난 시즌 개막전에 이어 2년 연속 첫 경기부터 웃었다.
작년 경인 더비에서 2무 1패로 열세였던 서울은 시작부터 인천을 잡아내며 새 시즌을 기대케 했다.
이날 경기는 6년 만에 K리그에 돌아온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황의조의 복귀전으로도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경기 초반 황의조보다 눈에 띈 선수는 또 다른 이적생 임상협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거침없이 인천의 후방을 누비던 임상협은 전반 29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왼발로 감아차 결국 서울의 시즌 첫 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17분 임상협이 또 한 번 상대 왼쪽 뒷공간을 질주한 후 중앙으로 뛰어드는 나상호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나상호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며 공격포인트는 더 작성하지 못했다.
몰아치던 서울은 8분 후 기성용이 올린 코너킥이 팔을 뻗은 골키퍼 김동헌을 넘어 김주성의 머리에 정확히 얹히면서 결승 골도 만들어냈다.
인천은 후반 42분 골문 앞에서 혼전이 빚어진 틈을 타 오반석이 한 골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원정에 나선 '승격팀' 광주FC가 수원 삼성을 1-0으로 잡아내며 1부리그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2021시즌까지만 해도 K리그1에서 경쟁하다 강등된 광주는 지난 시즌 2부리그 역대 최다 승점(86)을 달성하면서 다시 1부로 승격했다.
수원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개막전에서 패하며 어렵게 출발했다.
후반 막판까지 이어지던 0-0의 균형을 깬 건 K리그 데뷔전을 치른 외국인 선수 아사니였다.
후반 43분 정호연의 침투 패스를 받은 아사니는 페널티박스 왼쪽을 파고들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편, 이날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K리그 최다 관중인 2만8천39명이 입장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도 2만명이 넘는 관중(2만2천204명)이 찾았고,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1만348명이 입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