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철의 월요논단] '퍼스트 펭귄'에서 배우는 리더-십

[정구철의 월요논단] '퍼스트 펭귄'에서 배우는 리더-십
  • 입력 : 2023. 04.10(월)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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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동물 다큐멘터리에 자주 소개되는 남극 펭귄들의 생태를 통해 크게 두 가지 교훈을 얻게 된다. 그 하나는 먹이를 구하기 위해 보여주는 펭귄사회의 모습과 다른 하나는 그들 집단이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자연스런 협동의식이 그것이다. 이번에는 생존을 위한 먹이 사냥을 통한 교훈을 살피고 협동 의식과 관련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루겠다.

수많은 펭귄 무리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 바다 쪽으로 모여들었으나 바다에는 먹잇감도 많지만 바다표범이나 범고래 같은 펭귄의 적도 많다. 잡아먹힐 수 있는 두려움으로 모두가 우왕좌왕할 때 용감한 펭귄 한 마리가 바다에 뛰어들면 나머지 펭귄들도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고 잇따라 바다로 뛰어든다. 이때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드는 펭귄을 '퍼스트 펭귄'이라고 하는데 천적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낸 행동일 수도 있으나 어쩌면 가장 배가 고픈 펭귄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행동으로 겁에 질려있는 동료들이 포식 동물들이 가득한 바다로 뛰어들어 먹이 사냥활동을 하게 한다. 이런 행동은 집단의 리더가 보여 줘야 할 리더-십으로서 선구자, 도전자, 혁신 기업 등을 지칭하며 성공을 위한 학습과정으로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모든 국가와 사회는 기꺼이 '퍼스트 펭귄' 역할을 감당했던 인물들로 인해 그 사회와 산업, 문화가 발전해 왔다.

우리나라의 스포츠 발전은 놀라울 정도이다. 국가가 어려울 때 스포츠 분야의 '퍼스트 펭귄'들이라고 할 수 있는 영웅들이 삶에 지친 우리를 시원케 해주곤 한다.

제주 스포츠 발전 과정에서도 '퍼스트 펭귄' 역할을 했던 선수들과 지도자, 행정가들이 있었다. 그들의 헌신적인 수고와 도전 정신이 제주 스포츠 발전의 토대가 됐다. 그러나 지난 2020년 이후부터 민선 체육회장이 선출돼 자체적인 행정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는 체계가 세워졌으나 발전을 위한 동력도, 시스템도, 행정적 지원도, 학문적 지원도 특별한 리더-십도 보이지 않았고 코로나 환란기였음을 고려하더라도 개혁은 고사하고 많은 스캔들만 노출하며 임기를 끝냈다. 지난해 12월 제2기 제주도 체육회장이 선출되고 충분한 시간이 지났으나 개혁을 위한 변화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금쪽같은 시간을 허송하지 않길 바란다. 제주에서 스포츠의 사회적 기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제주 생명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관광산업의 중심에 스포츠가 있고 많은 일자리 제공과 제주 홍보의 핵심 역시 스포츠 프로그램들에서 비롯돼 왔다. 스포츠는 가능성이 엄청난 구슬과 같다. 제2기 제주 체육회 리더-십들은 자기들만의 리그에 만족하며 안일하지 말고 퍼스트 펭귄의 리더-십을 교훈 삼아 이 보배들을 어떻게 꿰어야 유용할지를 고민하며 제주도 스포츠 분야와 학계, 행정 그리고 관광 분야 등과 협력하며 제주 스포츠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어내길 기대한다. <정구철 제주국제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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