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포커스] 제주포럼 왜 우리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나 (하)

[한라포커스] 제주포럼 왜 우리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나 (하)
정책 결정권 없는 전직 정상 위주 구색 맞추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참석이후 VIP 불참 지속
중국 보아오 포럼 시진핑 참석 위상 강화 주목
  • 입력 : 2023. 04.17(월) 20:57  수정 : 2023. 04. 18(화) 21:02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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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자치도는 '제주포럼'을 스위스 '다보스포럼'과 중국 '보아오포럼'같은 세계적인 포럼으로 발전시켜 나갈 의지를 표명하고 있으나 정부의 관심 부족 등으로 한계에 봉착했다.

그동안 제주포럼에 참석한 우리나라 대통령은 김대중 (2001년)-노무현 대통령(2003년, 2005년)이 고작이다. 두 정상의 참석을 제외한 현직 대통령의 참석은 이뤄지지 않았다.

해외 정상급 인사도 전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정책 결정권이 없는 인사들이 참석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을 논의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미-중 경쟁, 북한의 핵 위기 등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갈등 속에서 평화와 공존, 협력을 모색했다. 이들이 담론을 통해 혜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국가 정책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매번 회의장 내 메아리로 그치고 있다.

지난해 17회 제주포럼에는 정상급으로 래리 호건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와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참석했다. 조제 하무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199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 전 현직 고위급 저명 인사들이 온라인을 통해 참여했다.

이와 달리 매년 1~2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인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저명한 기업인, 경제학자, 정치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포럼에서 논의된 사항은 세계 무역기구(WTO), G7 등 국제경제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올해 포럼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숄츠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등 세계 정상급 인사 52명이 참석했다. 각 국 중앙은행 총재 19명, 재무장관 56명, 외교장관 35명, 무역장관 35명 등 정-재계인사 27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매년 4월 개최되는 아시아지역 경제포럼인 '보아오포럼'은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을 지향하고 있다. 올해 정상급 인사로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존 리 홍콩 행정장관 등이 참석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스페인-말레이시아-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에 맞선 전략적 자주성 견지와 디커플링 반대 등을 강조했다.

국제대 A교수는 "제주포럼에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미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전 세계 정상들이 앞 다퉈 제주포럼에 올 것"이라며 "제주포럼이 전직 정상들이 만나는 실속이 없는 사교의 장으로 변질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전직 정상을 초청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도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보아오포럼은 시진핑 국가 주석이 지원하고 있어 성장을 하고 있다. 동북아 지역의 외교안보포럼으로 인정을 받아가고 있는 '제주포럼'에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참석하면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는 17일 제18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5월 31~ 6월 2) 개회식에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을 공식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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