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찾아가는 교화' 5개월… 제주경찰 "효과 있다"

전국 최초 '찾아가는 교화' 5개월… 제주경찰 "효과 있다"
여성폭력 고위험 가해자 대상 상담 시범 운영
분노·폭력인식 개선 등 효과 확인… 확대 예정
국회·경찰청 가해자 상담위탁 법제화 건의도
  • 입력 : 2023. 04.19(수) 14:03  수정 : 2023. 04. 20(목) 08:11
  • 김도영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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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찰청 문기철 여성보호계장이 19일 가해자 교화프로그램 시범 운영 결과를 브리핑 하고 있다. 김도영기자

[한라일보] 제주경찰청이 전국 최초로 시범 운영한 '여성폭력 피해자 보호 및 재발방지를 위한 찾아가는 가해자 교화프로그램'이 분노·폭력인식 감소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경찰청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간 고위험성 여성폭력 가해자 등을 대상으로 석방 전 교화를 통해 '찾아가는 가해자 교화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유치장 유치 대상자뿐만 아니라 구속영장 기각 및 현행범 체포 후 석방되는 스토킹·데이트폭력·가정폭력 등 여성폭력고위험 가해자 중 상담에 동의한 대상자에 대해 전문 상담사가 직접 경찰관서로 찾아가서 심리·상담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으로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예산을 지원하고 제주가족사랑상담소에서 상담사 출장 프로그램 운영을 운영했다.

경찰은 가정폭력·스토킹 등 관계성범죄 가해자 25명에 대해 총 87회의 교화프로그램을 실시했으며 현재 5명에 대해 상담이 진행 중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25명에 대해 상담 전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분노·폭력에 대한 인식 등 부정적 지표가 모두 감소 또는 개선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 분노성향'은 '울화가 터진다, 부수고 싶다'는 순으로 높았고 상담 후에는 '부수고 싶다'는 충동이 가장 많이 감소했고 부정적 심리상태는 '희망 없다, 자살충동, 매사 과민상태' 순으로 호전됐다.

'부부갈등 요인'의 주요 원인은 '성격 차이, 생활양식 차이, 의사소통문제, 가치관차이' 순으로 높았고 상담 후에는 갈등요인 중 '성격차이'가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법원 결정 전에 상담이 가능하고, 교정 프로그램의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 조사 및 처리단계에서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프로그램 진행에 강제력이 없어 상담 도중 포기자가 발생하는 문제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찰은 현행 아동학대처벌법에 명시된 '가해자 상담위탁' 항목처럼 가정 폭력과 스토킹 처벌법 관련 가해자들도 상담 위탁을 법제화할 수 있도록 국회와 경찰청 등에 건의할 계획이다.

제주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는 "시범 운영기간 동안 고위험 여성폭력 행위자의 분노 성향이 감소하고 폭력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등 효과를 확인했다"며 "앞으로는 제주보안관시스템(JSS)과 연계, 프로그램을 더욱 고도화해 여성이 안전한 제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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