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예대 마진 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보다 더 추구하는 금융기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활동이 우수한 기업 등에 투자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은행이 제주에서도 탄생할 수 있을까.

제주연구원이 최근 '제주지역 사회적은행 설립 방안 연구(정운영·이종익·이정민)'를 내놔 제주에서 사회적은행 설립이 추진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회적은행은 제1금융권이나 2금융권 등 기존 금융기관이 제주가 당면하는 사회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취약하고 고부가산업의 발달이 취약한 제주지역의 경제 주체들에게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금융서비스 기회를 확대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감당해줄 제주형 금융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마을기업 등 사회적경제 기업에 투자하고 융자나 보증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활동을 해줄 수 있는 금융기관이다.

연구진은 기존 금융기관과의 차별화를 위해 기존 국내외 다양한 지표들을 활용, 제주만의 독자적인 가치 척도와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설립방법은 은행법이나 인터넷전문은행법 상호저축은행법 특별법 등을 통해 설립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자금 조달방법. 연구진은 주주나 연기금 출자 외 도내 카카오나 넥슨 등 대기업과 제주개발공사 등의 출자 등을 고려할 수 있고 모든 수신 상품은 수신 자금의 용처와 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자금은 미래지향적이며 가치지향적인 분야에 우선 공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제주형 사회적은행은 농업과 관광 등 기존 제주지역 산업의 고도화와 신재생에너지사업과 같은 미래산업의 육성에 목표를 두고 저금리 운용과 저금리 조달을 해결하기 위해 자율적 여신 의사결정권 확대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또 제주형 사회적은행이 설립된다면 혁신기업의 유입에 기여하고 제주가 당면하고 있는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존 은행이나 비은행 금융기관 자금 공급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연구진은 마지막으로 도내 금융기관들이 포화상태인 만큼 사회적은행 설립의 필요성과 가치를 명확히 하기 위해 제주자치도나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