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아동센터 통학차량 동승자 예산 중단…종사자 반발

제주아동센터 통학차량 동승자 예산 중단…종사자 반발
7개월 만에 지원 끊겨… 道 "어린이집과 형평성 어긋나"
사회복무요원 배치 대안 제시에 종사자들 "현실성 없어"
  • 입력 : 2023. 06.23(금) 11:40  수정 : 2023. 06. 26(월) 13:04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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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64곳 지역아동센터(이하 센터) 종사자들은 23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민 기자

[한라일보] 제주도가 올해 하반기부터 지역아동센터 통학차량 동승 보호자 채용 예산을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센터 종사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학교를 마치고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초·중·고등학생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시설을 말한다.

제주지역 64곳 지역아동센터로 구성된 (사)제주특별자치도지역아동센터연합회는 지난 23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예비비를 투입해서라도 동승 보호자 채용 예산을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제주도의 예산 지원 중단 결정에 대한 항의 표시로 모두 검은 옷을 입었다. 지난해 11월부터 통학차량에 아이들이 안전하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보호자가 반드시 동승하도록 한 이른바 '세림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지역아동센터를 상대로도 전면 시행되자, 제주도는 센터에 동승 보호자 1명 당 채용 예산으로 80만원을 지원했지만 다음달부터 이런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보조금심의위원회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올 하반기 보조금 지급 계획을 부결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대안으로 센터에 사회복무요원을 배치해 동승 보호자 업무를 맡기겠다는 입장이지만, 센터 종사자들은 현실에 맞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센터 종사자들은 "센터는 특성상 야간 뿐만 아니라 공휴일과 토효일에도 야외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이 많아 제주도의 대안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회복무요원은 공무원처럼 통상 오전 9시~오후 6시 사이에 근무하고 공휴일에는 쉬는 반면, 센터는 부모가 밤 늦게 퇴근할 경우 그 때까지 아동과 학생을 돌보는 일이 잦고 주말에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이 많아 사회복무요원 배치는 안정적인 인력 지원 대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센터를 이용하는 학부모도 사회복무요원 배치 방안에 우려를 드러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부모 A씨는 "사회복무요원은 사회복지·아동 전문가가 아니지 않느냐"며 "이제 갓 사회 초년생인 사회복무요원이 아이들 안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걱정했다. 한편 도내 64곳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도내 초중고등학생은 1700명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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