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지역 가계대출 연체율이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앞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높은 수준의 대출금리가 유지될 경우 저소득층과 영세 대면서비스업종 등 취약계층의 연체율 상승 가능성이 커 부채의 질 악화 우려를 낳고 있다.
2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4월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 및 '코로나19 이후 여수신의 주요 특징 및 시사점'에 따르면 4월 기준 도내 예금은행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48%로 전월 대비 0.08%p(포인트) 상승했다. 2월(0.43%), 3월(0.40%)에 이어 석달 연속 0.40%를 웃돌았다. 도내 연간 연체율이 2022년 0.28%, 2021년 0.20%, 2020년 0.29%였음을 감안하면 올들어 상승세가 뚜렷하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62%로 전월 대비 0.11%p 상승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역별 연체율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9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가계대출 연체율 중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1~4월 0.17~0.19% 수준이어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4월 기업대출 연체율도 전월 대비 0.06%p 상승한 0.41%로 2021년 3월(0.43%) 이후 25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경기 둔화와 금리 상승으로 차주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율이 2019년 말 대비 0.33%p 높아졌다"며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과 코로나19 피해 소기업·소상공인 대상의 금융지원 상환유예가 오는 9월 최종 만료됨에 따라 안정적인 연체율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4월 말 기준 도내 가계대출 잔액은 16조2701억원으로 전월 대비 1167억원 감소했다. 작년 10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주이주 열기와 부동산경기가 활황이던 2016년 정점을 찍은 가계대출 증가율은 그 후 가파른 둔화세를 보였고 코로나19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을 보이다 작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돼 2019년 12월 말 잔액(16조4000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도민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2019년 143.5%까지 치솟았던 데서 2022년(순처분가능소득 자체 시산)에는 126.8%로 낮아지긴 했지만 전국평균(110.8%)에 견주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4월 말 기업대출 잔액은 19조4217억원으로 전월 대비 2024억원 증가했다. 작년 동기에 견주면 11.2% 증가한 규모다. 특히 대면서비스업종 중심의 기업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져 2019년 말(예금은행 잔액기준) 비중이 44.8%에서 올해 3월말 50.1%로 5.3%p 증가했다. 특히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비중이 같은기간 1.1%p(13.2→14.3%) 늘었고, 도매 및 소매업 비중도 0.7%p(17.7→1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대면 서비스업종의 기업대출 비중은 2.8%p(23.7→21.0%)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