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품 같은 제주바다에 원전 오염수 안 돼" 해상시위

"엄마의 품 같은 제주바다에 원전 오염수 안 돼" 해상시위
함덕 어민·해녀들 日 오염수 방류 반대 해상 시위
해녀회장 "제주도민들 나서 바다 살려달라" 호소
어선 13척 타고 해상서 욱일기 둘러싸는 퍼포먼스
  • 입력 : 2023. 07.06(목) 16:37  수정 : 2023. 07. 12(수) 09:16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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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제주시 조천읍 정주항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해상 시위를 위해 바다로 출항하는 어선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바다가 죽으면 제주도 죽는다. 제주도민을 향한 끔찍한 테러인 일본 오염수 방류를 막아야 한다." 뜨거운 날씨 속에 바다에 모인 어민과 해녀들이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구호를 외쳤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제주시 조천읍 함덕어촌계 어민과 해녀들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해상 시위를 진행했다.

6일 조천읍 정주항에는 '바다가 죽으면 제주도 죽는다', '바다는 일본의 핵폐기물 쓰레기통이 아니다' 등의 현수막을 게시한 어선들이 정박해 있었다.

이날 정주항에서는 '내가 이순신이다 제주본부'가 주관한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해상 시위가 진행됐으며 총 13척의 어선을 이용해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표방한 해상 퍼포먼스를 실시했다.

해상 시위에 앞서 함덕어촌계 해녀와 어민들의 발언이 있었다.

함덕어촌계 정미란 해녀회장은 "다른 친구들은 학교에 다니며 글을 배울 때 저는 바다를 다니며 물질을 배웠고 50년째 제주해녀로 살며 주린 배를 채우고 자식을 키우고 이제는 손주들까지 먹여 살리고 있다"며 "제주 바다는 제 눈물을 받아주고 살아가게 해 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저를 품어준 엄마"라고 말했다.

이어 "말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일본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사랑하는 엄마를 잃은 것처럼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며 "바다가 죽으면 제주도 죽는다. 제주도민들이 모든 생명의 근원인 바다를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6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해상 시위에 나선 제주시 조천읍 함덕어촌계 해녀들. 이상국기자

이경재 함덕어촌계장은 "우리는 제주바다를 죽이는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를 규탄하기 위해 이자리에 섰다"며 "오염수 해상 방류는 해녀들의 목숨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고 수산업·관광산업 등은 물로 제주도민 모두가 제주를 떠나야 할 수도 있는 끔찍한 테러"라고 말했다.

이어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한 일본 정부의 행위는 야만적이고 반인륜적인 명백한 범죄로 일본 정부는 방류를 멈추고 안전한 저장 방안을 즉시 강구하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방류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라"고 덧붙였다.

어민과 해녀들은 발언 이후 어선에 올라 함덕 앞바다로 이동, 해상에 미리 설치해 둔 욱일기를 어선으로 둘러싸는 등 시위를 이어나갔다. 또 해녀들이 직접 바다에 들어가 오염수 방류 반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 보이며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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