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우의 월요논단] 해병대 순직 병사를 애도하며!

[남동우의 월요논단] 해병대 순직 병사를 애도하며!
  • 입력 : 2023. 07.24(월)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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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매년 장마철이 되면 전국에서 집계된 피해 상황이 연일 보도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는데 지난해보다 유난히 그 피해가 커 보인다. 모두가 안타까운 사고지만 특히 마음이 가는 보도는 해병대 병사의 사망 소식이었다. 지난 19일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채수근 일병이 경북 예천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전우들과 수해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군에 보낸 아들이 실종자를 수색하다 자신이 실종돼 죽음을 맞이했으니 부모의 마음이 어떨지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당시 수색에 나선 대원들에게 구명조끼를 미지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난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매번 우리는 이런 유형의 사고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있는데 도대체 해결 방안이 없는 걸까? 안타까운 마음에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한다. 첫째, 사고 처리 과정에서 정부, 정치권 그리고 우리 국민의 접근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 사고가 날 때마다 책임자 색출 및 처벌에 몰두하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지우고 나면 그 사고는 점차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간다. 사실, 사고 예방은 처벌보다는 완벽한 대책을 세우는 게 더 중요하다. 둘째, 진부한 얘기지만 매뉴얼 보완을 또 말할 수밖에 없다. 조금 더 추가하자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더욱 디테일한 내용으로 보완돼야 한다. 예를 들면 재해 현장의 안전 위해 요소를 정확히 확인하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장비 지원이나 작업방안 결정 등에 관한 절차를 구체화해야 한다. 셋째, 재해 현장에 투입된 모든 장병이 스스로 안전을 진단하고 위험하다고 판단될 때는 시정·보완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군의 문화는 이런 요구를 수용해 줄 수 있을 정도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지시하는 대로 따르기만 하기에는 국가 안전 시스템이나 인간의 리더십이 완벽하지 않다.

이번 사고 발생 직후 해병대는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고(故) 채수근 일병을 상병으로 추서 진급시켰다. 해군본부에서는 전공사상 심사위원회를 통해 순직을 결정했으며, 정부 차원에서는 국가안전보장에 뚜렷한 공을 세운 사람에게 주는 보국훈장 광복장을 추서하고 별도 심사 없이 국가유공자로 인정했다. 20일부터 경북 포항의 해병대 1사단 내 체육관인 '김대식관'에 고인의 빈소를 마련해주고 22일 오전 해병대장으로 영결식을 거행했으며, 고인의 유해는 화장을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하기로 했다. 그나마 고인의 명예를 높여주고 유가족을 위로해 주는 신속한 조치가 이뤄져 다행스럽다. 그러나 영결식에서 눈물을 흘리다 실신한 채수근 상병 어머니의 처절한 심정과 "이번 사고를 계기로 수근이가 사랑한 해병대가 원인 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같이 비통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 대책을 마련해주기를 기대한다"라는 유가족 대표의 말을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남동우 제주대 해양과학연구소 특별연구원, 예비역 해군 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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