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의 건강&생활] 살을 빼려면 도파민을 이용해라

[진승현의 건강&생활] 살을 빼려면 도파민을 이용해라
  • 입력 : 2023. 08.09(수)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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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제주도의 저녁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식당마다 삼삼오오 모여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우리는 음식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인간관계를 통해 또 한 번 즐거움을 느낀다.

한국사람 중에 음식을 생존을 위해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음식은 이제 즐거운 감정 혹은 쾌락을 위해 먹는다. 건강식으로 광고되는 음식마저도 맛이 없으면 팔리지 않는다. 현대사회에서 '음식은 곧 맛이다'.

우리는 왜 음식을 먹을 때 행복할까. 정답은 당연히 뇌에 있다. 우리 뇌에는 행복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 이는 '보상'과 깊게 연관돼 있어서 우리가 무언가 성취를 할 때 그에 대한 대가로 분비된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그것은 우리 뇌의 입장에서는 채집이나 사냥을 통해 먹을 것을 구해서 생존에 성공한 것으로 간주하고 도파민을 분비해 우리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보상회로를 잘못 사용하면 '중독'이 된다는 것이다. 똑같은 자극으로는 원래의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는다. 점점 분비되는 양이 줄어든다. 우리의 뇌는 항상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성취할 때 도파민 보상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음식, 자극적인 음식을 통해 기존의 도파민을 얻으려고 할 것이다. 또한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은 과식을 하는 사람에게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걸 렙틴저항성이라고 부르는데 지방세포에서 렙틴이 분비돼 더 이상 먹지 말라고 뇌에 전달하지만 뇌 자체가 먹통이 되는 것이다. 결국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식욕억제가 더 안 된다.

그래서 우리가 소위 말하는 '식탐'은 과하면 '음식중독'으로 변질되기가 쉽다. 원래 식탐할 때 탐(貪)자는 입을 벌려 재물을 삼키는 모습에서 따온 글자이다.

그렇다면 이런 식탐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그중 하나는 결국 '도파민'을 이용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도파민은 무언가 성취를 했을 때 보상으로 주어진다. 이걸 꼭 음식을 통해서 보상받을 필요는 없다. 음식을 통해서 보상받는 이유는 그게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예로 들어 보자. 오늘은 1㎞를 달리고 다음 주에는 2㎞를 달린다면 우리 뇌는 목표 달성을 통해 도파민 보상이 주어질 것이고 행복감을 느낄 것이다. 책을 읽거나 요리를 하는 것도 목표를 끝내는 순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혹자는 행복을 넘어 중독성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모든 취미생활은 중독성을 기반으로 한다. 즐거움을 뛰어넘는 중독성이 있다. 달리기를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릴 때 나타나는 현상인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는 헤로인이나 모르핀을 투여했을 때와 비슷한 행복감이다.

한의원에서 비만클리닉을 운영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은 이제 조금 다른 방식으로 도파민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승현 꽃잎위에선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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