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학부모·중학생 "예술고등학교 신설 필요" 우세

제주 학부모·중학생 "예술고등학교 신설 필요" 우세
제주도교육청, '예술고 신설 또는 전환 연구 타당성 용역' 중간보고회
설문 결과 학부모 84.3%, 중학생 62.9% '예술고 신설'에 찬성 입장 밝혀
교사의 45.3%는 예술계열 진학 희망 학생에 적합한 유형 '예술고' 꼽아
2019~2023년 최근 5년간 도외 예술고 진학한 학생 수 한 해 평균 22.6명
  • 입력 : 2023. 08.25(금) 17:14  수정 : 2023. 08. 28(월) 14:34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한라일보] 제주지역 학부모와 중학생들은 예술고등학교 신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도 예술계열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적합한 학교 유형으로 예술고를 가장 많이 택했다. 이는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예술고 신설 또는 전환'과 관련한 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연구책임자 허대식 제주대 교수) 중간보고회에서 공개된 설문 조사 결과다.

25일 제주도교육청 회의실에서 열린 중간보고회에서 연구진은 예술고 신설이나 전환 등의 타당성 조사를 위한 교사·학부모·학생 대상 설문 조사 개요를 발표했다. 조사 도구로 개발된 설문지는 총 4종으로 초등학생 5~6학년 665명, 중학생 590명, 학부모 1074명, 교사 201명이 각각 응답했다.

이에 따르면 교사들은 예술계열로 진로·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적합한 학교 유형으로 예술고를 선택한 비율이 45.3%였다. 현재 특수목적학과로 운영 중인 애월고 미술과와 함덕고 음악과는 28.9%였고 예술중점고는 25.9%로 그 뒤를 이었다. 소속 학교에서 예술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묻는 문항에서는 '사교육비 과다', '예술교육 프로그램 부족', '예술 관련 상급 학교 진학 정보 부족', '예술 관련 직업에 대한 정보 부족'에 대해 각각 '그렇다'('매우 그렇다' 포함)는 답이 다수였다.

학부모 설문에서는 84.3%가 제주도에 예술고와 같은 전문화된 학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중 예술고가 생길 경우 자녀를 진학시킬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 비율은 62.8%였다. 이 경우 예술고 신설 시 바라는 전공으로는 공연 분야(무용, 연극, 연기, 뮤지컬 등) 29.8%, 미술 분야(웹툰, 애니메이션, 3D 등) 28.5%의 응답률을 보였다. 반면 예술고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학부모(6.3%)들은 그 이유를 '애월고 미술과와 함덕고 음악과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 '또 다른 형태의 차별 교육이 될 가능성이 높다' 순으로 꼽았다.

자녀의 진로가 예술 분야로 결정됐다는 학부모 중에서 음악, 미술, 연기 등 예술 관련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64.6%였다. 자녀의 사교육 시작 시기는 평균 9.3세, 기간은 평균 41개월이었다.

중학생들은 응답자의 62.9%가 예술고 신설에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음악·미술 등 예술 관련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 중에도 제주에 예술고가 생기면 입학 의향이 있다는 비율이 44.8%로 애월고 미술과(29.3%), 함덕고 음악과(17.2%)를 앞질렀다.

전체 중학생 중에서 현재 예술 관련 사교육을 받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19.0%였다. 그 가운데 서양음악(클래식)은 29.5%였고 실용음악, 미술(회화, 조소, 영상 등)은 각각 22.3%로 집계됐다. 응답자들이 사교육을 시작한 시기는 평균 10세, 기간은 평균 46개월로 집계됐다.

초등학생들은 제주에서 예체능계열 특성화 중학교가 운영될 경우 입학을 희망한다는 응답 비율이 23.9%였다. 다만 체육계열 특성화 중학교는 24.8%로 그보다 약간 높았다.

이번 중간보고회에서는 제주도 예술교육 현황 자료도 제시됐다. 이를 보면 최근 5년 동안 타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한 중학교 졸업생은 전체의 2.34%인 752명이었고 이 중 113명이 예술고로 향했다. 예술고에 진학한 학생 수를 연도별로 보면 2019년 25명, 2020년 26명, 2021년 18명, 2022년 21명, 2023년 23명 등 한 해 평균 22.6명꼴이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추세에 대해 "제주 등 9개 시·도에서는 고등학생 대상 예술 영역 영재교육을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는 제주에서 타 지역 예술고로 진학하는 학생 수가 매년 20명대에 이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풀이했다.

도내 초등학생 졸업생 중에도 타 지역 예술중학교 진학이 꾸준한 것으로 파악됐다. 1년에 많게는 3명, 적게는 1명 등 5년간 9명이 도외 예술중으로 진학했다.

한편 '예술고 신설 또는 전환 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 최종보고회는 오는 11월 개최될 예정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애월고 미술과, 함덕고 음악과 운영 관련 학생·교사·학부모에 대한 심층 인터뷰 등을 추가로 진행하고 예술고 신설, 전환, 유지 등 3가지 안에 대한 장단점 분석을 거쳐 결론을 도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7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