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혜의 편집국 25시] 비상식적일 수도 있는 글

[강다혜의 편집국 25시] 비상식적일 수도 있는 글
  • 입력 : 2023. 08.31(목) 00:00
  •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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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표준국어대사전은 '상식'에 대해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 일반적 견문, 이해력, 판단력 따위'로 정의한다. 그래서 우리는 '상식 밖의 행동', '상식에 어긋난다', '상식이 부족하다' 등으로 이 말을 사용한다. 다만 상식은 개인과 개인이 속한 집단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일반적·보편적이라는 기준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상대적이고 가변적이라는 상식의 속성을 떠나 환경과 문화가 달라도 변하지 않는, 무릇 인간이라면 지켜야 할 사회적 규범 혹은 약속 또한 존재한다. 가령 '운전은 사람만 할 수 있다'(기술의 발전이라는 측면을 제외하면), '바퀴를 굴려서 땅 위를 움직이도록 만든 차를 한국어로는 자동차라고 부른다'는 것 등은 규범이자 약속이다.

 이 약속에 의하면, 자동차는 사람만 운전할 수 있다. 면허증은 사람에게 나온다. 그런데 사람이 술을 마시면 종종 사람다움이 사라진다. 그래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으면 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된다. 음주운전이란 이 사회에서 약속한 선을 벗어난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술 취한 운전자로 인한 사고 소식은 끊이지 않는다.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에 의해 발생한 만화 같은 현실이다.

 특히 많은 사람의 안전을 책임지거나 수많은 이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공직자들까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는다. 이어 사고를 내고, 처벌을 받고, 때로는 도주하고, 사과하고, 이후 일상으로 복귀한다. 그리고 이 사회에서 이 같은 과정은 흔히 용인되는데, 도무지 상식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비상식적인 일이 넘쳐나는 사회에선 어디까지가 상식이고 규범인지 모호해진다. 으레 이제까지 그래 왔으니, 이번에도 문제없다는 것이 상식적일까? 가장 최근엔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젊은 정치인이 그렇게 복귀해 (잠시나마) 의정 활동을 했다. 내 상식에 의하면, 공정하지도 일반적이지도 않은 데다 시대착오적이며 구태의연한 이들의 상식에 근거한 판단임에 틀림없다. <강다혜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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