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기사 통한 탐색 활동으로 사실 확인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아픔 들여다보기
[한라일보] 현대의 우리에게 베트남이라는 나라는 어떤 일면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청소년들에게 물어보았다. 따뜻한 나라, 해외 여행지로 손꼽히는 나라, 맛있는 열대 과일을 싼 값에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곳, 다문화 가정 등 어렵지 않게 베트남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올해로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가 31주기를 맞이한 만큼 베트남과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마냥 친선적인 양국의 우호적인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 듯도 보이지만, 실상 한-베 수교의 이면에는 베트남 전쟁이라는 어두운 과거의 이야기가 스며들어 있다.
지난 난징 대학살에 이어 이번 연재는 베트남 전쟁에 대하여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한다. 먼저 베트남 전쟁의 발발 의의와 결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베트남 전쟁의 사전적 의미는 베트남의 통일 과정에서 미국과 벌인 전쟁으로 요약할 수 있으며, 1960년에 결성된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NLF)이 베트남의 완전한 독립과 통일을 위해 북베트남의 지원 아래 남베트남 정부와 이들을 지원한 미국과 벌인 전쟁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렇게 건조하게 정의된 문장 아래에서 오랫동안 숨겨지고 왜곡된 전쟁사에 대한 정의적 실천과 반성은 무엇인지 떠올려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청소년들과 각자 베트남 전쟁에 대한 자료를 자세히 찾아 정리해보도록 했다.
베트남 전쟁은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했던 6·25 한국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군들이 해외로 파병되었던 전쟁으로 기록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군인들을 파병했다. 미국이 인도차이나반도의 공산화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전쟁에 개입한 1964년부터 1973년까지 베트남과 인근 나라에는 2차 세계 대전보다 많은 폭탄이 쏟아졌고 막대한 인명과 재산의 피해와 더불어 수많은 인권 유린이 자행되었던 뼈 아픈 역사가 있다.
베트남 전쟁이 국제 분쟁으로 발전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인 반전 시위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자 미국은 베트남에서 결국 철수하게 된다. 사실상 패전과 다름 없었던 미국은 자신들이 원하던 목표를 이루지 못하였음은 물론, 베트남과 인근 라오스, 캄보이다까지 공산화가 되는 길을 막을 수 없었다. 미국 현대사에서 베트남 전쟁은 커다란 오점이었다.
베트남 전쟁에서 우리나라도 피해갈 수 없는 민간인 만행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지난 2월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 학살에 따른 피해를 한국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1차 판결이 났다, 오랫동안 침묵했던 우리의 과오에 대한 반성과 사과의 절차가 제대로 이어지길 바라본다.
베트남 전쟁에 대해 각자 정리한 후 사진 한 장을 자세히 살펴봤다. 미국 AP기자 닉 우트가 찍고 1973년 퓰리처 상을 받은 '베트남-전쟁의 테러'라는 사진이다. 네이팜에 맞아 옷이 불타서 나체로 울부짖는 여자 아이를 중심으로 다른 아이들이 공포에 휩싸인 표정으로 뛰어가고 그 뒤로 총을 든 군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을 본 청소년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때론 구구절절한 설명과 문장보다는 강력한 이미지 한 장만으로도 해명되지 못한 다수의 표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순간이 있다. 지금이 그러지 않았을까.
수업을 위해 함께 읽은 책은 권윤덕 작가의 '용맹호'라는 그림책이다. 4·3을 다룬 '나무도장'으로도 잘 알려진 작가의 책을 자세히 톺아보며 역사의 비극을 확인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아픔을 들여다보며, 나아가 우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림책의 표지를 자세히 보며 관찰 내용과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해보고, 베트남 전쟁 당시 파병 한국군 기사 사진을 함께 보며 인물에 대한 생각과 느낌, 시대상 등에 대해서 추리하며 정리한다. 그림책의 주인공이자 참전 군인인 용맹호씨의 출퇴근 일상이 그려진 그림책 내용을 자세히 보면서 용맹호씨가 점점 변하게 되는 외모에 주목하고 그 변화의 의미가 무엇일지 작가의 말을 빌어 정리한다. 또한 베트남 전쟁 중 학살의 마을이기도 했던 퐁니퐁넛의 이야기를 찾아 정리하고, '베트남-전쟁의 테러' 사진을 모방한 전쟁 반대 포스터를 만들면서 1차시 수업을 마무리 한다.
용맹호씨에게 일어난 변화처럼 한 시대의 참상에 대한 불운은 개인의 몫으로 끝나지 않으며, 마찬가지로 그 책임과 반성 역시 사회와 세상으로 확대해 더 이상 전쟁으로 얼룩진 굴곡의 역사가 일어나지 않아야 함을 강조하며 이번 차시를 마무리한다. 다음 차시는 현재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와 전쟁 배상에 대한 이야기에 나눠 볼 예정이다. <채경진/제주NIE학회>
수업 계획하기
▶수업대상 : 초등 5~6학년
▶수업시간 : 50분씩 2차시
▶주제 : 그림책으로 보는 베트남 전쟁 이야기
▷수업 성취기준
1. 베트남 전쟁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알 수 있다.
2. '용맹호'를 읽고 역사의 비극을 확인하며 전쟁으로 인해 영향을 주고 받는 타자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3. 베트남 전쟁의 학살 마을이었던 퐁니퐁넛에 대해 알 수 있다.
4. 세계지도를 보면서 알게 된 사실을 정리한다.
▷도입 : 베트남 국가에 대하여 떠오르는 이미지 브레인스토밍
▷전개 :
1. 기사읽기
-퐁니퐁넛 마을의 참극(국민일보, 2022.8.17)
2. 베트남 전쟁 당시의 세계정세와 배경지식 정리하기
3. '용맹호'(권윤덕 지음, 사계절 펴냄, 2021) 표지를 보고 내용 정리하기
4. 책을 읽은 소감 나누기
5. 활동 : 전쟁 반대 포스터 제작, 책 내용 정리하기
▷정리: 용맹호씨에게 일어난 변화처럼 한 시대의 참상에 대한 불운은 개인의 몫으로 끝나지 않으며, 마찬가지로 그 책임과 반성 역시 사회와 세상으로 확대해 더 이상 전쟁으로 얼룩진 굴곡의 역사가 일어나지 않아야 함을 강조하며 차시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