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원의 현장시선] 신협의 '디지로그(Digilog)'

[김도원의 현장시선] 신협의 '디지로그(Digilog)'
  • 입력 : 2023. 10.13(금)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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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디지로그'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로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로 이행하는 과도기 혹은 디지털 기반과 아날로그 정서가 융합하는 문명 현상을 말한다. 고 이어령 선생이 2006년에 만든 신조어로 '디지털 기술이 주는 풍요로움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지난 세월에서 축적한 아날로그 정서를 더해야 한다'는 개념을 제시해 디지털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었다.

코로나19 팬데믹 훨씬 이전부터 인터넷·모바일 뱅킹 확산으로 금융서비스의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됐다. 이와 더불어 은행권 점포 폐쇄 및 구조조정이 가속화돼 금융의 디지털화는 걷잡을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디지털 금융이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유형의 금융 서비스가 개발되는 등 혁신이 이뤄지고 있지만 고령 소비자의 금융 소외, 사이버리스크 확대 등 양면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신협은 조직의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고도화함과 동시에 금융협동조합으로서 조합원 및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아날로그 방식의 영업 네트워크를 확산하고 있다. 상호금융권 최초로 비대면 조합원 가입이 가능한 '신협 온 뱅크'를 필두로 별도 앱 설치나 공동인증서 이용 등의 절차 없이 모바일 웹 기반으로 여러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리온 브랜치'를 올해 새로 오픈해 디지털 전환에 힘을 쓰고 있다. 개인 고객뿐 아니라 기업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가기 위해 올해 7월 '기업 온 뱅크'를 출시하며 기업고객의 금융 편의성을 도모했다.

어플 이외에도 바이오인증을 통해 통장, 카드, 신분증 없이 손바닥 정맥 하나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바이오정보는 국내선 항공기 탑승 수속에도 활용할 수 있어 조합원 및 고객에게 편의를 주고 있다.

디지털 금융을 강화함과 동시에 신협은 설립 이념에 맞춰 지역 기반 오프라인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2021년 대비 2022년 말 영업점 수가 22곳이 증가했고 현재는 5곳의 영업점이 더 늘어나며 영업 점포를 축소하는 시중은행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편의 증진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신협은 타 금융기관에 비해 활발한 집금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고객에게 직접 찾아가 입출금에서부터 정기적금, 공과금 납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면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협의 실천과제 중 하나인 '사회를 밝힐 교육운동'의 일환으로 조합원의 디지털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고령 조합원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기초교육, 모바일 뱅킹 사용법과 같은 체험 위주의 교육을 실시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만으로는 비단 금융뿐만 아니라 문화산업, 제조업 등에서도 시장을 지배할 수 없다. 디지털이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아날로그가 존중되고 풍부해져야 하며 대립된 두 세계를 균형 있게 통합하는 조직이 미래를 이끌 것이다. <김도원 신용협동조합중앙회 제주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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