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현의 편집국 25시]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

[김채현의 편집국 25시]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
  • 입력 : 2023. 10.26(목)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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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어른'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나 힘들어 그만두고 싶어.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그만두는 게 맞지 않아?" 요즘 나를 비롯한 내 친구들의 고민이다.

법적으로 19세 이상 '성인'이 된 지는 어언 6년이 지났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는 많으면 2년 차, 적으면 6개월 차에 돌입한 우리들은 사회라는 벽 앞에서 늘 좌절하고 고민하는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부모님의 울타리 안에서 공부만 하면 됐던 학생 시절과는 달리 직접 돈을 벌면서 쓰고 생활비를 걱정하고, 부모님의 용돈을 걱정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걱정거리는 늘어만 가는 아이들이다.

며칠 전에도 외국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나 한국 가고 싶어. 원래 사회생활은 이렇게 힘든 거야? 너도 그랬어? 언제쯤 익숙해지지? 너는 이제 익숙해졌지? 그럼 좀 괜찮아져?"

친구가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 그 무게감이 느껴져 쉽게 답할 수 없었다. '힘들면 돌아와. 뭐 어때 다른 일 찾으면 되지'라고 하기에는 친구의 미래를 책임지지 못하면서 가볍게 내뱉는 말 같았고, '나도 그랬지. 버티다 보면 해결돼.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라고 답하기에는 나 역시도 아직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에 있기 때문이다.

변화무쌍한 나날들 앞에 놓인 어린 우리들. 언제쯤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아직 우리는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이다. <김채현 행정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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