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에 어김없이 가을가뭄이 오고 있다. 토양이 말라가고 일부지역은 초기가뭄 상태를 보이고 있다. 당분간 큰 비소식도 없어 농민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차산업 비중이 큰 제주는 더욱 기후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2021년 기준 도내 수자원 총 취수허가량은 연간 6억7155만톤으로 그 중 88.5%인 5억9451만톤이 지하수시설로 개발·이용되고 있다. 농업용수는 총 공급량 3억4130만톤 중 94.4%인 3억2217만톤을 지하수에 의존한다.
1960년 이후 본격적인 지하수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물의 혁명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변화가 찾아왔다. 지하수 관정이 꾸준히 확충되면서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기반이 마련됐다. 그러나 가뭄 때마다 아직도 물 전쟁이 벌어지고, 지구 온난화·시설하우스 재배면적 증가 등으로 농업용수 수요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타지역과는 달리 용수의 대부분을 지하수에 의존하는 제주지역은 지하수가 고갈되면 무엇으로 대체 할 수 있을 것인가?
올해 초 제주도는 수자원 분야 최상위 계획인 '제주특별자치도 통합물관리기본계획'을 시행했고, 그 후속으로 농업용수를 위한 10년 장기계획인 '농업용수 종합계획'을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수립하고 있다. 본 계획은 농업용수 실태분석, 공급계획, 스마트 물관리 등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농업용수 공급방안 뿐만 아니라 원수대금 부과문제, 수리계 운영방안 등 제주 농업용수의 다양한 현안을 담아내려 한다.
현재 제주지역의 농업용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는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친환경 대체수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기존 농업용 저수지의 용수로를 추가 설치해 수혜구역을 확대하고, 바다로 흘러가는 용천수·하천을 활용한 신규 저수지 설치로 지표수 자원을 최대한 확보하며, 하우스농업이 많은 지역에는 빗물저장시설을 설치해 지하수 의존도를 줄여 지속가능한 수자원 이용체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농업용수 공급·이용체계를 고도화하는 것이다. 노후된 시설물을 현대화하고 ICT와 AI 등을 활용한 스마트 물관리시스템 구축으로 청정한 수질관리와 적기, 적량의 농업용수 공급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용수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2028년 마무리되는 읍·면 단위 '농업용수 통합 광역화 사업'을 도 전역으로 확대해 시간·공간·지역적으로 물이용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다.
앞으로 실효성 있는 '농업용수 종합계획'을 통해 농민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농업용수 공급체계를 마련, 제주지역의 농업용수 부족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김동철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