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내우외환' 시달리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가능할까

[종합] '내우외환' 시달리는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가능할까
행안부 "복층제 가려면 모든 부분 재설계해야" 사실상 부정적 입장
제주도의회도 "시간에 쫓기지 말고 도민 여론 제대로 반영" 신중론
중앙정부 전향적 입장 변화 없을 경우 내년 하반기 주민투표 불가
  • 입력 : 2023. 11.27(월) 17:02  수정 : 2023. 11. 29(수) 10:59
  • 위영석 기자 yswi196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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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기초지방자치단체를 도입하는 내용의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이 내·외부에서 부정적 의견이 대두되면서 2026년 시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자치도는 '투트랙'으로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도민 참여단 숙의토론회를 개최하며 적합대안을 찾기 위한 도민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국회에선 정부에 기초지자체 도입을 요청할 수 있는 주민투표 실시를 내용으로 하는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 개정안의 연내 통과를 위해 설득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제주자치도의회가 제주자치도의 투트랙 작전에 쉽게 동의를 하지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각종 규제 완화 등을 통해 효율성을 추구해온 제주특별자치도가 단층제에서 복층제도 바뀌는 부분에 원천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은 " 제주도가 다시 (시·군을 설치하는) 복층제로 가야 한다면 그것은 주민투표법에 의해 충분히 실시가 가능한 상황이며 국가의 정책적 결정에 의해 주민투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 차관은 또한 "복층제가 되면 재정, 인사, 조직 등 여러 가지 모든 부분들이 다시 재설계가 이뤄져야 한다"며 "그런 부분들이 충분히 논의가 돼야 하고, 거기에 맞춰서 여러 가지 주민투표라는 행위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주민투표부터 먼저 추진하겠다는 제주자치도의 입장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기초지자체가 도입되면 의원 정수를 줄여야하는 제주자치도의회도 밖으로는 강력 추진을 외치면서도 속 내는 신중론이다.

27일 열린 제주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위에서 강충룡 의원(국민의힘, 송산·효돈·영천동)은 "2026년 시행이라는 것에 쫒기지 말고 설득 논리 개발 등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경학 의장은 지난 제421회 임시회 폐회사를 통해 "행정체제 개편 용역의 진행과정이 불합리하고 공정하지 못할 뿐더러 도민사회의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신중한 추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가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올해 내 제주특별법 개정안 통과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이 세운 내년 하반기 주민투표, 2026년 7월 제주형 행정체제 출범 로드맵은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용역을 추진하고 있는 제주자치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는 내달 8일 도민공청회를 열고 9일에는 4차 여론조사를 실시해 행정체제개편에 대한 최종적인 도민들의 의견을 듣는다.

행정체제개편위원회는 이어 12월 말 연구용역 최종 보고와 함께 주민투표안과 행개위의 권고안까지 도출해 오영훈 제주도지사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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