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 사랑과 연대의 방식으로 마주하는 세계

[이책] 사랑과 연대의 방식으로 마주하는 세계
배리 로페즈의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 입력 : 2024. 01.05(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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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북하우스 펴냄)는 미국도서상 수상 작가이자 '북극을 꿈꾸다'의 저자인 배리 로페즈의 마지막 에세이 모음집이다. 작가가 세상을 떠난 뒤인 2022년 미국에서 출간됐다.

자연과 장소, 인간과 풍경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 온 작가는 '자연주의 작가'로 불린다. 55년이 넘는 세월 동안 80여 개 나라를 여행하면서 20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선 작가가 다녀왔던 장소들과 스스로 실천해온 사랑의 정신이 담담하게 펼쳐진다. 자연을 대하는 행동과 자연에 대한 작가의 묘사는 한없이 깊숙하다. 작가는 "매번 멀리 세계의 끄트머리에 다다를 의도는 아니었는데, 결국 그렇게 될 때가 많았다"며 "오스트레일리아 노던준주의 타나미사막이나 아프리카 남서부 해안의 나미브사막, 캐나다 북극권의 엘즈미어섬 북부에 서 있을 때, 나는 인간 문화에 대한 명료한 인식과 안도감이 가장 고양되고 타인을 향한 공감이 가장 깊어지는 걸 느낀다"(본문 중)고 했다.

생전 작가를 사로잡았던 주제와 특징이 집약된 이 책은 탐험에 대한 보고서이자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회고록이기도 하다. 여행 중 마주한 다양한 풍광에 대한 경이로운 기록을 비롯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에 대한 담담한 회고록, 부서져가는 세상에 보내는 간곡한 전언 등 26편의 글이 담겼다.

작가는 뉴욕과 캘리포니아에서 보낸 감동적이고 때때로 고통스러웠던 어린 시절 이야기, 육지 동물과 해양 생물을 연구하기 위해 떠났던 탐험의 후기, 남극 등 지구상의 여러 특별한 장소를 찾아갔던 여행에 대한 추억 등을 풀어놓는다. 더불어 자연을 바라보는 눈과 자연을 대하는 태도를 몸소 가르쳐준 선주민 원로들과 과학자들, 작가들에 대해서도 회고한다.

출판사는 "그는 주의깊고 서정적인 목소리로 우리의 고통은 우리가 사랑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조곤조곤 말한다"며 "그의 글들은 인간과 지구가 생존하기 위해 당장 고민과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호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사랑을 길러나가는 법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이 책에 실린 한 편 한 편의 글들을 읽어나가는 사이, 삶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온전히 받아들여 더 넓고 그윽한 시선으로 자연과 인간의 세계를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책의 서문을 쓴 미국 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리베카 솔닛은 "그의 글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주변 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그리고 구원의 힘에 대한 더 넓은 인식을 직조해낸다"고 평했다. 이승민 옮김. 1만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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