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주 희미해진 차선 방치.. 안전 운전 '빨간불'

[현장] 제주 희미해진 차선 방치.. 안전 운전 '빨간불'
잦은 차량 통행으로 차선 마모되며 안 보여
운전자들 차선 이탈 등으로 사고 위험 노출
  • 입력 : 2024. 01.10(수) 17:20  수정 : 2024. 01. 11(목) 18:08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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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이 보이지 않는 제주시내 한 도로.

[한라일보] 제주시 도로 곳곳의 차선들이 차량의 잦은 통행으로 마모돼 보이지 않으면서 운전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야간이나 우천 시에는 낮은 휘도(야간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해 도료에 유리가루를 섞어 빛을 발산시키는 기준)로 사고 위험성이 커지면서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지만 줄어든 예산 탓에 쉽지 않은 실정이다.

10일 오전 제주시 삼도1동의 한 도로. 흰색 점선으로 그려진 차선은 희미해져 거의 보이지 않았고, 완전히 지워진 곳도 있었다. 이날 아침 비 날씨로 인해 차선 확인은 더욱 어려웠다. 일부 운전자들은 차선을 이탈한 채로 주행하다가 이탈을 인지하고는 급히 제동을 걸었고 그 과정에서 뒤따르던 차량과 부딪힐 뻔하는 등 아찔한 모습도 목격됐다.

20대 운전자 A씨는 "밤마다 차선이 잘 보이지 않아 조심해서 운전을 하는데, 오늘같은 비날씨에는 낮시간대임에도 차선이 보이지 않아 불안해하면서 운전을 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민원은 제주도 인터넷 신문고에서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도민 B씨는 "차선이 보이지 않아 나도 모르게 차선을 이탈해 마주오는 차량과 사고날 뻔한 적이 몇 번 있었다"면서 "특정한 위치보다 제주 전 지역을 살펴 희미한 차선들을 모두 보수해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흐릿해진 차선은 백색 점선뿐만아니라 버스 전용차로를 나타내는 청색 차선, 심지어는 중앙선을 표시하는 황색 차선 등 다양했다.

경찰청 교통노면 표시 매뉴얼에 따르면 차선 최초 시공 시 흰색선은 240mcd/(㎡·Lux)(밀리칸델라) 이상이어야 하며, 황색과 청색선은 각각 150, 80mcd/(㎡·Lux) 이상 도색하도록 명시돼 있다. 만약, 마모가 진행됐거나 우천 시 반사성능 값이 100mcd/(㎡·Lux) 이하 일 때는 재도색을 해야 한다.

제주시는 도색정비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매년 관련 예산이 부족한 데다가 올해 편성된 예산은 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억원이나 줄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1~2년 주기로 해야 하는 차선 도색은 관련 민원이 접수되거나 현장을 다니면서 심한 곳부터 처리하고 있고, 도로 위 차선을 그리는 도료는 내구성이 좋은 5종 대신 4종을 사용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5종 도료는 비싼 단가 탓에 지금까지는 4종 도료를 사용했다"면서 "올해는 5종 도료를 시범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 "현재 차선 도색작업을 위한 공사 발주를 한 상태이며 입찰이 되는대로 시공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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