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청 '제주4·3과 오월 걸상' 검은색 낙서 왜?

서귀포시청 '제주4·3과 오월 걸상' 검은색 낙서 왜?
지난해 5월 시민쉼터에 4·3과 5·18 함께 기억 위해 조성
동백꽃 등 아트월·주변 기둥에 X자 모양 낙서 경찰 수사
  • 입력 : 2024. 01.23(화) 15:16  수정 : 2024. 01. 24(수) 20:31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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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청 동측 '제주4·3과 오월 걸상' 아트월과 기둥 낙서를 가리기 위해 서귀포시에서 하얀 천을 덮어 놓았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지난해 5월 서귀포시청 1청사 동측 시민 쉼터 공간에 만든 '제주4·3과 오월 걸상' 아트월 등에 검은색으로 칠한 낙서가 발견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서귀포시 등에 따르면 '제주4·3과 오월 걸상'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전국화·현재화하는 취지로 추진됐다. 서귀포시의 '오월 걸상'은 인권연대에서 2017년 이래 부산, 목포, 서울, 경기 등에 이어 시민의 기부와 참여로 여섯 번째 조성된 것으로 당시 제막식은 제주4·3희생자유족회 서귀포시지부와 서귀포시오월걸상위원회가 개최했다.

특히 서귀포시 오월 걸상은 국가 공권력에 의한 희생이라는 공통 분모로 제주4·3과 연계해 4·3을 상징하는 동백꽃, 민주·인권·평화의 상징인 오월 어머니를 형상화한 아트월을 설치했다. 주변에는 현무암 재질의 원형 의자 6개를 둥글게 배치해 누구든 그곳에서 4·3과 5·18을 함께 기억하도록 했다. 제막식에 참석했던 이종우 서귀포시장은 "시민들이 편하게 앉아 쉬면서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역사를 모두 함께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아트월에 X자 모양의 검은색 낙서가 칠해져 있다.

지난해 5월 개최된 '제주4·3과 오월 걸상' 제막식. 서귀포시 제공

서귀포시가 아트월과 주변 하영올레 안내판 기둥에 X자 모양으로 칠해진 낙서를 발견한 날은 지난 19일이다. 바로 앞 서귀포안내센터에 달린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더니 그날 오전 1~2시쯤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재 아트월과 기둥에 낙서된 부분은 서귀포시에서 하얀 천으로 가려 놓은 상태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1명이 낙서를 하는 장면이 화면에 찍혔고 근처에 구두약 통이 떨어져 있었다"며 "출근 후 낙서를 발견하고 그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아트월을 도색하고 기둥의 하영올레 안내판을 교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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