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계속되는 고물가에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세웠다. 올해 4인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기준으로 28만1500원, 대형마트 기준으로 38만580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설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 설 때보다 각각 8.9%, 5.8% 올랐다.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비용이 전통시장에서 구매하는 비용보다 35.2%(9만9080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l 과일, 채소 20% 넘게 껑충
품목별로 보면 대부분 품목의 가격이 오른 가운데 가장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품목은 과일류와 채소류였다. 과일류와 채소류 모두 지난해 설 때보다 20% 넘게 올랐다.
과일은 잦은 비와 병충해, 냉해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올랐다. 특히 사과, 배 등 명절 필수 과일 가격이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샤인머스캣이나 만감류 등 다른 과일로 수요가 많아져 전체 과일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통시장 기준으로 사과(부사) 3개 가격은 1만5000원, 배(신고) 3개 가격은 1만3500원으로 지난해 설 때보다 각각 42.7%, 12.5% 올랐다.
채소류는 최근 들이닥친 한파의 영향으로 높은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전통시장 기준으로 대파 1단 가격은 4000원으로, 배추 1포기 가격은 지난해 설 때보다 각각 60.0%, 33.3% 올랐다. 올해 작황 부진으로 견과류 가격도 올랐다.
차례상 차림. 한라일보DB
수산물은 대부분 품목 변동이 없었지만 생산량이 줄어든 다시마와 중국산 조기 가격이 2년 연속 오름세다.
축산물은 소고기가 국제 곡물 가격 상승 등으로 사료값이 오르고 유가 급등으로 생산비용이 높아지면서 소폭 상승했다. 닭고기는 가격 변동이 없었다.
기타품목에서는 과자류와 쌀, 두부 가격은 올랐고 공산품 중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이 내렸다. 청주 가격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올해는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고 이례적으로 전체 품목 가격이 올랐다"며 "좋은 품질의 재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려면 정부의 설 물가 안정 대책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설 물가 안정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840억원의 예산을 투입, 농·축·수산물 할인을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