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한라산 영실 소나무림이 고지대로 옮아가며 구상나무 군락지를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 나왔다. 한라산의 식생 분포상 기존 소나무림은 낙엽활엽수림에 자리를 내어주고 점차 기온이 낮은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며 고지대의 식생 분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조사연구보고서(제23호)'에 실린 논문 '기후변화 대응 세계자연유산 한라산 장기생태 연구-최근 14년 동안 영실 일대 소나무림 장기생태연구지 수목분포 특성변화'에서 연구진이 제기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2008년 한라산 내 최대 소나무 군락의 분포지역 중 하나인 영실(해발고도 1200m~1280m) 일대에 장기생태연구를 위한 조사구(1㏊ 규모)를 설치해 지난 14년간 소나무림의 변화를 지켜봤다.
그 결과, 이 기간에 확인한 소나무의 개체 수는 530본에서 411본으로 119본(고사목, -22.5%) 줄었다. 또한 소나무림은 상층에 우점하고 있으나, 근원경(나무의 밑동 직경)이 어린 소나무의 발달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자연적 천이과정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소나무의 쇠퇴로 그 자리를 낙엽활엽수림이 차지하며 지속적으로 발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연구진 관계자는 "유전자 보존림으로 지정된 영실 일대 소나무림의 경우, 후계림의 조성이 안 되고 하층에는 낙엽활엽수림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고지대인 한대에 잘 자라는 구상나무와 같은 침엽수가 소나무에 의해 밀려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는 한라산의 가장 큰 숲의 변화 가운데 대표적이며, 기후변화와 같은 속도로 진행된다면 이 같은 현상은 훨씬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조사연구보서에 실린 또 다른 논문 '한라산 소나무림 식생구조 및 공간변화 특성-한라산 소나무림 면적 조사'에 의하면 2021년 항공정사영상을 활용한 결과, 한라산 일대 소나무의 수관분포 밀도는 11% 이상을 차지했다.
소나무가 차지하는 전체 면적은 해발 700m 이상 지역에 1317.8㏊이며, 이 가운데 해발 1010m~1400m 구간에 82.7%가 집중됐다. 해발 1410m 이상의 소나무림 면적 비율은 7.4%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영실 인근이 35.5%(469.6㏊)로 가장 넓고, 개미등지역(31.4%)과 입석오름(28.8%)의 소나무림도 넓게 분포됐다. 속밭지역은 4.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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