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플 때 약을 먹어야 건강을 되찾는 것처럼 농산물도 병충해 피해를 줄이고,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농약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농작물에 뿌려지는 농약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농산물에 잔류하는 농약이 문제이다. 요즘은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높아 잔류농약에 대한 우려는 클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에게 농약으로부터 안전한 농산물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ositive List System, PLS)로 2019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잔류농약의 안전 관리를 위해 도입했다. 시행된 지 6년 차로 접어들어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익숙한 제도이다. 이 제도는 농촌진흥청에 등록된 농약을 사용하도록 하고 잔류허용기준이 없는 농약에 대해서는 불검출 수준인 0.01ppm(㎎/㎏)을 적용해 농약의 오남용 방지와 안전한 농산물을 수입하는 데 목적이 있다.

PLS 제도 시행 초기에는 등록 농약 부족, 비의도적 오염 피해, 저장 농산물 적용 시기 문제 등이 우려되었으나 정부, 판매상, 농업인이 농약 사용에 대한 불편을 적극적으로 해소해 농업현장에 잘 정착됐다. 이제는 농산물 뿐 아니라 축·수산물에 사용되는 동물용의약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2024년 1월부터 축·수산물 동물용의약품 PLS 제도도 시행되고 있다. 모처럼 소비자를 위한 착한 제도인 농약 PLS 제도가 잘 정착된 것처럼 축·수산물 동물용의약품 PLS제도도 연착륙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강은옥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 보건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