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청렴을 주제로 북큐레이션을 한 적이 있다. 책을 고르기 위해 여기저기 검색해 보니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라는 '청렴'의 모호한 사전적인 의미만큼 각계각층에서 추천한 책들이 다양했다.
범위가 넓어 다소 산만할 수 있는 목록 중에서도 그래도 눈에 띄는 책은 공직자의 대표적인 표본이라 할 수 있는 다산 정약용과 관련된 책이었다.
'다산의 마지막 습관'은 다산이 인생의 마지막에서 육십 년 내공을 비우고 새롭게 시작한 공부인 '소학'의 주요 구절 57가지를 추린 책이다.
이 책에서 꼽는 '소학'의 핵심 가운데 대표적인 가르침은 정리와 인사와 같은 시시한 일에 대한 강조다. 매일 행해야 하는 사소한 습관은 가장 난이도가 높은 가르침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지금이 인생의 정점임을 깨달았을 때, 성취감보다는 불안감을 느낀다. 익숙해서 이제 습관이 되어버린 지금의 일상들이 서서히 인생의 하강곡선을 그릴 것 같아서이다.
경쟁이 미덕인 무례한 세상에서 다산의 처음으로 돌아가라는 가르침은 "라떼는 말야"라는 유행어를 나도 모르게 반복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이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송영욱 서귀포시 서부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