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곱번째… 죽은 새끼 업고 다니는 돌고래 또 발견

벌써 일곱번째… 죽은 새끼 업고 다니는 돌고래 또 발견
지난 1년 사이 대정읍 앞바다서 폐사한 새끼 7마리 관찰
전문가 "면밀한 조사 필요"… 해양보호구역 지정 목소리도
  • 입력 : 2024. 06.02(일) 15:09  수정 : 2024. 06. 03(월) 21:40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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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남방큰돌고래 새끼를 주둥이 위에 올리고 유영하는 어미. 다큐제주 오승목 감독 제공

[한라일보]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또다시 죽은 남방큰돌고래 새끼가 발견됐다. 1년 사이 벌써 일곱번 째로 새끼 돌고래의 잇따른 폐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일 다큐제주 오승목 감독에 따르면 지난 1일 낮 12시 28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양어장 인근 앞바다에서 새끼돌고래 사체를 들어올리는 어미 남방큰돌고래의 모습이 관찰됐다.

오 감독이 찍은 영상을 보면 남방돌고래 어미는 갓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죽은 새끼를 주둥이 위에 올려 놓고 바다를 유영하고 있다. 또 같은 돌고래 5~6마리가 어미와 새끼 양 옆을 마치 호위하듯 둘러싸고 헤엄치고 있었다.

어미는 새끼 돌고래가 주둥이 위에서 떨어지자 다시 바다 위로 들어올렸다. 그러나 어미의 필사적인 움직임에도 새끼 돌고래는 축 늘어진 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대정읍 바다에서는 불과 1년 사이 죽은 남방큰돌고래 새끼 7마리가 목격됐다. 지난해 3월 4일 대정읍 일과리 해상에서 폐사한 새끼가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그해 5월13일 신도리, 8월16일 무릉리, 올해 2월28일과 3월 4일 일과리와 신도리, 4월 13일 일과리, 그리고 지난 1일 다시 일과리에서 죽은 새끼가 연이어 관찰됐다.

영상을 촬영한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대정 바다에서 태어난 지 몇 달 안 돼 보이는 어린 새끼 돌고래 죽음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제주 바다 환경이 나날이 남방큰돌고래 서식에 좋지 않게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기관이 남방큰돌고래의 서식 환경 조사 등 대응을 발 빠르게 해, 멸종위기에 놓인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안전한 서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 김병엽 교수도 앞서 본보와 인터뷰에서 "단일 구역에서 1년 사이 이처럼 수많은 남방큰돌고래 새끼가 죽은 채 발견되는 건 전 세계적으로 매운 드문 일"이라며 잇따른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한편 현재 핫핑크돌핀스,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등 해양환경단체들은 남방큰돌고래 서식지인 대정읍 앞바다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1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해양보호구역은 특별히 보존할 가치가 있는 특정 공유수면의 해양생태계와 해양생물을 국가나 지자체가 지정하고 관리하는 구역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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