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위기상황 몰리는 소상공인..빚 못갚고 폐업 속출

[포커스] 위기상황 몰리는 소상공인..빚 못갚고 폐업 속출
신용보증재단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 올해 136억
노란우산폐업공제금 지급액도 4월까지 40% 증가
제주시 일반음식점 폐업 코로나 유행기보다 늘어
  • 입력 : 2024. 06.06(목) 20:30  수정 : 2024. 06. 10(월) 13:13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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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 경제를 실핏줄처럼 지탱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가운데 위기상황으로 내몰리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일상회복 이후 이어진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복합 위기가 찾아왔고,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자 코로나 대유행기에 늘어난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거나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폐업하는 이들도 증가하는 등 관련 지표들이 나빠지고 있어 선별적·맞춤형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제주는 관광산업 비중이 높고, 4월 말 기준 전체 취업자(40만명) 중 자영업자 비중이 26.8%로 전국 평균(19.6%)보다 높아 관광객 수 증감이나 씀씀이 변화에 더 민감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4월 제주 방문자 수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5% 감소했다. 또 제주관광 소비 합계는 2980억6700만원으로 15.1% 줄었다. 현장에서 "장사하기 어렵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보증기관이 대신 갚는 빚 증가=담보력이 취약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보증을 지원하는 제주신용보증재단의 대위변제액은 지난해부터 증가 추세다. 대위변제는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게 보증해 준 신용보증재단이 소상공인 등이 상환하지 못한 대출을 대신 갚아주는 것인데, 코로나 시기 보증 규모가 크게 확대된 영향 등이 겹치면서 올들어 4월까지 대위변제액은 136억원에 이른다. 2019년 165억원, 2020년 171억원, 2021년 180억원, 2022년 152억원이던 대위변제액은 2023년 409억원으로 급증했고, 올해도 비슷한 추세다.

이에 따라 제주신용보증재단의 순대위변제율은 2022년 1.17%에서 2023년 3.75%, 올해 4월 기준 3.67%로 상승했다. 순대위변제율은 전체 보증금액에서 돌려받지 못하는 금액의 비율인데, 일각에선 코로나 유행기에 저금리로 받은 대출금의 상환 연기로 부실이 당장 드러나지 않을 뿐 실제 부실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한다.

김광서 제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코로나 일상회복 이후 이어진 경기 침체로 도내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증가 추세"라며 "보증이 필요한 소상공인을 신규 발굴하는 동시에 위험관리를 위해 대출을 못갚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장기 분할 상환과 컨설팅을 통해 경영재기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3월 말 기준 도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4%로 전국평균(0.58%)보다 높다.

▶일반음식점 폐업 증가=음식점 등의 폐업도 코로나19 대유행기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시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폐업한 일반음식점은 223곳이다. 일반음식점 폐업은 2019년 529곳, 2020년 596곳, 2021년 524곳, 2022년 542곳으로 큰 변동이 없다가 2023년 681곳으로 증가했고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 4월까지 제주시 지역의 신규 일반음식점이 300곳임을 감안하면 문을 여는 다른 한편에선 문을 닫는 셈이다. 카페 등이 포함된 휴게음식점도 4월까지 154곳이 새로 문을 열고 119곳이 폐업했다.

도내 한 자영업자는 "폐업하면 코로나 때 받은 대출금을 상환해야 해 개점휴업 상태에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가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폐업공제금 지급도 늘어=노란우산 폐업공제금 지급도 지난해부터 늘어나고 있다. 노란우산 폐업공제는 소상공인이 매달 일정액을 납부하면 폐업시 복리이자를 더해 돌려주는 퇴직금이나 다름없다.

중소기업중앙회에 확인 결과 2023년 도내 폐업공제금 지급 건수는 1389건, 지급액은 155억원으로 전년(1057건, 108억원) 대비 각각 31.4%, 43.5% 증가했다. 올해는 4월까지 613건에 76억원이 지급돼 지난해 같은기간(489건, 54억원)에 견줘 건수는 25.4%, 금액은 40.7% 늘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김명동 조사역은 "소상공인의 경영 여건이 안좋은 상황에서 2~7월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시행하는 중소기업 한시 특별지원이나 제주도에서 코로나 특별경영안정자금의 대출금 상환을 1년 연장하거나 10년간 장기 분할 상환이 가능하게 하는 정책이 당장 위기상황에 처한 소상공인들에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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