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이야기하기가 갖는 힘, 치료적 역할

[책세상] 이야기하기가 갖는 힘, 치료적 역할
아서 W. 프랭크의 '아픈 몸을 이야기하기'
  • 입력 : 2024. 08.09(금) 02:15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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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암을 겪은 의료사회학자 아서 W. 프랭크의 '아픈 몸을 이야기하기'(갈무리 펴냄)는 질병 연구 분야에서 폭넓게 인용되는 저작이다. 2013년 출간된 한국어판 '몸의 증언'의 개정증보판으로, 책 제목을 '아픈 몸을 이야기하기'로 바꾸고 '2024년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등이 새로 수록됐다.

이야기하기의 치료적 역할을 강조하는 이 책은 질병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이야기를 구조화하고 해석하기 위해 사용하는 서술 방식을 복원, 혼돈, 탐구 등 세 개의 서사로 구분한다. 그리고 질병, 장애, 또는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을 집합적으로 가리키는 용어인 '회복사회'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면서,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의 윤리적 함의를 탐구한다.

복원의 서사는 다시 이전의 건강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복원의 반대인 혼돈의 플롯은 삶이 절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탐구의 서사는 고통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다. 질병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의 윤리적 의미도 중요한 부분이다. 저자는 아픈 몸을 이야기하는 것이 타자와의 공감과 연대를 통해 타자를 치유할 가능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의 윤리라고 말한다.

출판사는 "'회복사회'는 우리가 단순히 질병을 나와 무관한 것, 설령 나에게 오더라도 지나가면 끝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을 깊이 생각하게 한다"고 소개한다. 최은경·윤자형 옮김. 2만5000원. 오은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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