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행각 벌이는 자들과 함께할 수 없다" [광복절 기획]

"친일행각 벌이는 자들과 함께할 수 없다" [광복절 기획]
[제79회 광복절/ 인터뷰] 강혜선 광복회 제주지부장
  • 입력 : 2024. 08.14(수) 01:00  수정 : 2024. 08. 15(목) 20:25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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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선 광복회 제주지부장은 일제시대 자체를 부정하는 자들이 여전하다고 했다. 이상국기자

뉴라이트 논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반발
"일제 식민지 정당화하는 사람들 많아 안타까워"
제주 독립 유공자 500여명 중 115명만 서훈 받아


[한라일보] 오는 15일 제79회 광복절을 앞두고 광복회가 경축식에 불참한다는 뜻을 밝혔다. 1965년 광복회 창립 이후 처음 벌어진 일이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선양하는 기념식에 왜 독립운동가와 그 유족들이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는지, 독립유공자들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후대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지 등을 강혜선(65) 광복회 제주지부장을 만나 들어봤다.

"일제 식민지를 정당화하고 건국절을 주장하는 인물이 독립기념관장 자리에 있다는 것은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선열들과 그 유족들을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강 지부장은 일명 '뉴라이트' 역사관으로 논란이 불거진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이 발단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일제시대에는 나라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 국적은 일본이었다 등 김 관장의 과거 발언이 문제였다. 광복회 제주지부를 비롯한 전 지역 8000여명의 광복회 회원들은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며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드는 인물인 김 관장이 민족혼을 세워야 하는 자리에 앉는 것이 말이 안된다며 분노했다. 여기에 더해 김 관장이 취임식 때 '친일파 명예 회복'을 언급하며 회원들은 분통을 터뜨렸고, 결국 친일 행각을 하는 자들이 국가 요직에 있는 한 이들과 함께 독립 운동을 기릴 수 없다고 선언하기까지 이르렀다.

유족들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뿐만 아니라 각 시도가 주최하는 지자체 행사에도 참석하지 말고 별도의 행사를 주최하자 했지만,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기리는 것이니 만큼 지자체 행사에는 참석해달라"는 이종찬 광복회장의 말에 결국 각자의 소임을 다하고, 행사가 끝난 뒤 김 관장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강 지부장은 독립기념관장 문제를 제외하고도 '독도는 일본 땅이다. 위안부들도 스스로 간 것이다' 등 일제시대 자체를 부정하는 자들이 사회에 많은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이 존재하는 만큼 누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나라를 위해 스스로 고귀한 목숨을 바친 유공자들의 공로가 더욱 높이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지부장은 "제주독립운동사에 보면 500여명의 유공자들이 수록돼 있지만 서훈을 받은 이는 215명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수형기록, 독립운동기록 등을 후손들이 직접 찾아 보훈부에 심사를 의뢰해야 하는데 제주에는 자손 없이 순국하신 애국지사분들이 많아 광복회가 해드리려고 해도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자료 접근조차 할 수 없다. 최소한 열람만이라도 하게 해달라"고 토로했다. 이어 "훈포상을 받으신 분들 중에서도 유족이 없으면 증서도 주지 않는다"면서 "그분들의 업적을 보존해 후대에 남길 수있게 증서라도 제주도정을 통해 전달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어느덧 100년 정도의 세월이 흐른 탓에 유족들도 70~80세 고령의 나이에 접어들었다"며 "보호자가 없어 궁핍하게 사는 이들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현 100만원 미만의 연금을 최저생활비 정도로 인정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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