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장마가 끝난 후 찾아온 여름 날씨는 뜨거웠다. 지난 8월의 낮은 뜨겁고 밤에도 무더워 기후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계절이었다. 낮 최고기온이 33℃이상으로 2일 연속 지속될 경우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데 이와 관련해 제주도와 행정안전부에서 매일 안전안내문자가 보내져 왔다. 처음에는 짜증스러웠지만 나라에서 국민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바뀌면서 오히려 고마움을 느끼게 됐다. 문자의 내용은 "충분한 수분섭취와 휴식"을 권고하고 있는 것이었다. 날씨가 더워지면 체온조절을 위해 땀을 흘리게 되고, 땀을 흘린 만큼 자연스럽게 물을 마시게 되지만 나이가 들면 목이 마르지 않아도 꾸준하게 적당량의 물을 마셔줘야 몸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수분섭취'가 건강을 지키는 기본이 되는 것이기에 전 국민에게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매일의 폭염주의보와 안전안내문자 통보로 보면 이미 우리는 '기후위기'시대에 들어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농업인들이 재배하는 농작물 즉, 식물에게 물은 사람의 혈액과 같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장 중요한 생명활동의 근본인 잎에서의 영양분 합성의 원료가 되며, 식물체 밖에 있는 비료성분을 녹여 체내로 흡수시키고, 한낮 뜨거운 태양열 아래서도 정상적으로 생육할 수 있도록 잎을 통해 수분을 밖으로 날려 보내 체온조절을 하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러 가지 역할 중에서 무더워진 날씨에는 잎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는 체온조절을 위한 물의 양이 많아지게 된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식물들은 물이 부족하면 뿌리부터 활력이 떨어지게 되며 잎이 늘어진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 스트레스로 기본적인 생육에 지장을 받아 정상적인 수확량을 기대할 수 없게 되며, 과수의 경우 다음 해의 수확량까지 줄어들게 되므로 물을 충분히 줘야 할 필요가 있다.
뜨거운 여름철을 지내며 사람뿐만 아니라 농작물도 엄청나게 힘들어할 것이다. 사람은 더위를 느끼면 스스로 물을 찾아 마시면 되지만, 식물은 그럴 수 없다. 식물은 사람이 땀을 흘리는 것처럼 잎을 통해 많은 양의 수분을 날려 보내 체온을 조절해야 하는데, 문제는 수분이다. 농업인들은 농작물을 재배하면서 기대한 수확량을 얻기 위해 충분한 물을 줘야 하지만 기후 위기에 따른 물 관리 방법에 익숙해 있지 않다. 또한 대부분 지하수를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도내의 채소 재배지역에서는 묘를 옮겨 심고 난 후 밭마다 물을 주기 시작하면 한시적으로 물이 부족해 충분히 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폭염이나 농업용수를 많이 사용하는 기간 동안 농림부나 농업 관련 기관에서 물 관리에 대한 안내 문자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봐서 이들은 기후위기가 먼 훗날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관계자들은 현장을 보고 애로사항을 들어 부족한 것을 찾아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시기 바란다. <문영인 제주농업생명과학박사연구회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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