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숙의 백록담] 이번주 제주 분양 성적이 궁금한 이유

[문미숙의 백록담] 이번주 제주 분양 성적이 궁금한 이유
  • 입력 : 2024. 09.09(월) 01: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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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비싸다 말고 그때 아파트를 샀어야 했는데….", "그때야 제주 집값이 오른다는 가정이 없으니 최고 분양가에 구입하기가 망설여졌는데, 산 사람이 승자인 건가?"

'부동산 공화국'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운 우리나라는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가격이 짧은 기간에 급등하면서 지역과 주거 형태에 따른 자산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가계 부채로 인한 사회 양극화가 더 심화되는 중이다. 높은 가계부채는 여윳돈이 줄어든 가계의 소비심리 위축을 부르고, 내수 부진은 기업경기 악화로 이어진다.

아파트 가격이 서울 다음으로 비싼 제주 상황도 다르지 않다. 도내 민간아파트 평균분양가는 통계청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5년 10월 3.3㎡당 737만원에서 올해 7월 2414만원으로 227.5%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가격은 3.3㎡당 882만원에서 1875만원으로 112.6% 상승해 제주가 갑절 더 올랐다. 그 결과 도내 아파트 분양가는 비싸기로 악명 높은 서울에 이어 두번째로 굳어진 지 오래다.

그런데 도내 근로자 소득은 전국 꼴찌다. 국세청의 '시도별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현황'에 따르면 2022년 도내 근로자 1인당 평균급여는 3570만원으로 17개 시·도 중 최저다. 평균급여가 가장 많은 울산(4736만원)과 1166만원 차이가 난다. 부모의 도움 없이 아파트를 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근로자 임금은 전국 최저 수준인데 아파트가격 급등세로 인한 도민 부담은 주택구입부담지수에서도 확인된다. 주택금융통계시스템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도내 주택구입부담지수는 74.7다. 전국 평균(62.8)보다 11.9포인트(p) 높아 서울(151), 세종(100.5), 경기(82.1)에 이어 네번째로 높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의 주택을 구입할 때 대출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인데, 74.7은 중간소득가구가 도내 중간가격 주택 구입 시, 적정부담액(소득의 25%)의 74.7%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으로 부담한다는 의미다.

아파트 분양가가 높다는 여론에 건설업계에선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을 얘기한다.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 제주만 전국보다 갑절 더 올랐을 리 없다.

도민들은 그동안 특정 아파트 분양가가 오르거나 기존 대단지의 가격 상승이 금세 다른 단지에 반영되는 걸 숱하게 봐 왔다. 특정 단지의 시세가 모두 공개되다 보니 "우리도 옆단지 신고가만큼 올리겠다"고 나서며 신고가가 또다른 신고가를 낳는 식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주 도민과 부동산업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호반건설이 오등봉도시공원 민간특례개발사업으로 조성 분양하는 '위파크 제주'의 흥행 여부다. 도내 최대 단지라는 이 아파트의 3.3㎡당 평균가격은 2628만원, 전용면적 84㎡의 최고분양가는 8억9800만원이다. 7월 도내 평균 민간아파트 분양가(3.3㎡당 2414만원)보다 더 높다. 과연 도민 실수요층에서 감당할 만한 수준인지 오늘부터 진행될 청약접수 성적이 궁금해진다. <문미숙 경제산업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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