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양영식 위원장, 한권 의원. 제주도의회 제공
[한라일보] 갈수록 심화하는 제주지역 농가의 수익성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지 규모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주도의 농업정책 역시 이에 초점을 맞춘 패러다임 전환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 농축산식품국을 상대로 한 제주도의회 제432회 임시회 농수축경제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한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1·이도1·건입동)은 "제주 농가들이 부채와 경영비 증가에 시달리는 상황에 직면해 농업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통계청의 농가경제조사 자료를 활용해 '농가경제 수익성 지표'를 분석한 결과 2018~2023년 기준 농가부채와 농업경영비는 각각 연평균 4.8%, 7.8% 증가한 반면 농업소득율과 자기자본이익율은 각각 5.8%, 2.9% 감소했다. 또 지난해 기준 도내 농가인구의 37.7%가 65세 이상 고령농이며, 경지면적 0.5㏊ 미만 영세농 비중은 41.2%에 달했다.
한 의원은 "도내 농가는 대다수가 고령농에 영세농이기 때문에, 현재 제주도정의 농업정책 목표인 '농산업시스템 혁신과 디지털 농업 전환을 통한 미래농업 육성'은 달성되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면서 농지 규모화를 농업정책의 우선순위에 두고 농지법에 제시된 농지위탁경영 제도를 활용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통계청 자료를 보면 벼농사의 경우 0.5㏊미만 농가는 수익성이 1.06인데, 10㏊이상 농가는 1.6으로 나타났다. 경북 문경에서는 80여 농가가 각자 농사짓던 110㏊ 농지를 법인 중심으로 일원화하면서 총생산액을 각자 농사 짓던 때의 7억8000만원에서 24억원까지 증가시킨 사례가 있다"고 예를 들며 공공 주도로 고령 영세농의 농지를 모아 규모화하고 이를 위탁 경영할 수 있는 방안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올해 2월 수립된 제주도의 '2024~2028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의 비전과 목표, 전략'에는 농지 규모화와 관련된 구체적 전략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양영식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연동갑)도 "제주 농업 위기의 대안으로 한 의원이 제시한 농지위탁경영제도에 대해 규모의 경영, 농촌 고령화 대안, 디지털 농업 등 접근성이 용이하겠다는 점에서 상당히 공감한다"면서 "지난해 농수산물수급관리연합회도 출범했는데, 점점 열악·영세해지는 농업의 환경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처럼 농가들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는게 중요하다. 이런 부분에 있어 행정이 좀 더 적극 나서 지원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김애숙 정무부지사는 "농지위탁경영 부분에 대해서는 처음 접했는데 굉장히 공감되는 상황"이라며 "농지위탁경영과 함께 농가들의 연대 그리고 협력에 대한 행정 지원에 대해서도 자세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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