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폭 넓어진 탐라문화제..차별화 전략 재점검 필요 [결산]

선택 폭 넓어진 탐라문화제..차별화 전략 재점검 필요 [결산]
제주 대표 축제 제63회 탐라문화제 닷새간 여정 마무리
행사장 분산되며 몰입감 저하... 안정적 축제장 확보 과제
평일 한산... 관객 발길 이끌 매력적인 콘텐츠 발굴 필요
  • 입력 : 2024. 10.09(수) 22:49  수정 : 2024. 10. 11(금) 14:43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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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관덕정, 탑동해변공연장 일대에서 진행된 탐라퍼레이드.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한국예총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가 주관한 제63회 탐라문화제가 9일 닷새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총 16억9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제주의 대표 축제로 불리는 탐라문화제는 올해도 기원·민속·예술·참여문화축제로 나눠 다양한 즐길거리를 준비해 산지천을 중심으로 제주시 원도심 일대를 거대한 민속예술축제장으로 변모시켰다.

공연, 전시,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과 선택의 폭을 넓혀준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이는 오히려 전체적인 축제의 흐름이 제각각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해 향후 기획·운영에 대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산지천 일대와 탑동해변공연장으로 이원화된 주행사장은 관람객을 분산시켰고, 나열식·동시다발적인 공연 진행 등은 집중도와 몰입감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올해 탐라문화제는 탑동해변공연장과 산지천 일대, 칠성로 패션거리 무대로 분산돼 진행됐다. 지난해처럼 산지천 일대에 '차 없는 거리'가 조성됐고, 북수구광장과 산짓물공원 등 산지천 일대 세워진 무대에선 예술·참여문화축제가 펼쳐졌다. 그러나 축제의 핵심적 콘텐츠인 탐라퍼포먼스와 무형유산축제 등 민속문화축제는 탑동해변공연장에서 이뤄지면서 전통과 현대가 한자리에서 어우러지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는 한계를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부스 참여자들은 "집중해야 하는 작업이기에 조용한 별도의 공간이 마련된 것은 좋다"면서도 "탐라문화제의 취지에 맞춰 전통문화·유산을 알리는 차원이라면 한 공간에서 어우러졌으면 시너지 효과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축제의 꽃인 거리퍼레이드가 진행된 첫날(5일) 등 주말엔 가족단위 관람객을 중심으로 붐볐지만, 비 날씨가 겹친 평일 행사장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젊은 세대 유입을 목적으로 국내·외 초청가수 라이브 공연 및 DJ페스티벌을 결합해 야심차게 첫선을 보인 '탐라국제뮤직페스티벌(탐뮤페)' 등 야간 공연에 일반 관객 참여가 저조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주말에만 해도 될 것 같다"며 축제 기간 단축 필요성을 언급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제63회 탐라문화제 마지막날인 9일 탑동해변공연장에서 진행된 민속놀이경연. 제주예총 제공

이같은 지적은 축제 전반을 관리하고 조율하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미흡한 데서 비롯된 문제로도 볼 수 있다.

제주예총은 지난 2022년 코로나19로 3년 만에 대면으로 축제를 치르면서 기획력 및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처음으로 총감독을 선임한 바 있다. 축제 총괄기획 및 연출 등 행사기간 중 축제 전반을 총괄 관리할 총감독제는 지난해까지 운영됐지만 올해는 축제 준비가 다소 늦춰지면서 총감독 선임 없이 세 명의 운영감독 체제로 추진됐다.

한 문화계 인사는 "많은 것을 준비하면 자칫 제각각이 될 수 있다"며 "그래서 컨트롤타워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탐라문화제가 열리는 시기 다양한 축제와 행사가 몰려있는 만큼 그 속에서 돋보이고, 평일을 비롯 도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탐라문화제로 유도할 매력적이고 차별화된 맞춤형 콘텐츠 발굴과 다각적인 홍보, 상설전담조직 구성 등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재점검이 요구된다.

전통문화와 현대예술의 조화를 이루는 전통문화축제를 지향하는 탐라문화제가 향후 대한민국 대표 축제, 글로벌 축제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시각에서의 '새판짜기' 전략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

계속된 비 날씨 속에서 천막을 치고 비옷을 입은 채 당초 계획된 행사는 진행됐지만, 예순해가 넘도록 고정 공연장이 없는 현실에서 도심권 야외 축제를 이어가기 위한 안정적인 축제장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한편 제주예총에 따르면 올해 탐라문화제 민속예술축제 걸궁 경연에서 남원읍민속보존회가 최우수(상금 700만원), 이도1동민속보존회가 우수상(500만원)을 수상했다.

민속예술 경연에서는 일도1동민속보존회가 최우수(상금 700만원), 오라동민속보존회가 우수(500만원), 성산읍민속보존회는 장려(300만원)를 차지했다.

탐라퍼레이드에서 1000만원의 상금을 받는 탐라상은 일도2동민속보존회에게 돌아갔으며, 아라동민속보존회와 한경면민속보존회는 한라상(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탐라퍼포먼스 탐라상(상금 800만원)은 동홍동민속문화보전회가 수상했으며, 구좌읍과 연동민속보존회는 각각 한라상(상금 300만원)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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