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근의 문연路에서] 공직사회 ‘오피스 히어로’를 발탁하자

[이남근의 문연路에서] 공직사회 ‘오피스 히어로’를 발탁하자
  • 입력 : 2024. 11.19(화) 02: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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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보다 히어로 더 많고
건강한 조직 형성 기여"


[한라일보] 최근 '오피스 빌런(office villain)'이라는 용어가 자주 거론된다. 사무실을 의미하는 '오피스(office)'와 '악당(villain)'의 합성어로, 직장에서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조직 분위기를 망가뜨리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다.

안타깝지만 공직사회에도 이러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일은 안하면서 동료를 괴롭혀 근무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공무원을 직권면직시켰다. 파주시도 조직 분위기를 저해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역량교육 등 개선의 기회를 주고 결과에 따라 '직권면직'등 퇴출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피스 빌런의 모습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권력을 남용해 부당한 업무지시와 폭력적 평정으로 하급자를 괴롭히는 '갑질상사형', 자신의 업무를 교묘하게 타인에게 전가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는 '무책임형',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조직의 이익을 해치는 '이기주의형', 협업을 거부하고 정보를 독점하는 '소통장애형'등이 직장인들 사이에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오피스 빌런 문제는 단순히 개인 간의 갈등이나 부서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공직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조직 내 신뢰가 무너지고, 업무 효율은 떨어지며, 우수한 인재들의 공직 이탈을 초래한다. 결과적으로 그 악영향은 도민들에게 제공되는 행정서비스의 질 저하로 나타나기 때문에 가만히 지켜만 볼 문제는 아니다.

필자는 지난 달, 도 총무과를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현황 파악과 정확한 진단을 통해 대응방안을 마련해 줄 것도 주문했다. 도 총무과장은 "공직사회의 소통 부분과 근평이나 인사상 페널티 부분까지 고려해서 조직을 활성화하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답변했으니, 이제 도정의 역할을 기다려 볼 일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공직사회 오피스 빌런은 극히 소수지만, 더 많은 수의 '오피스 히어로(office hero)'가 있다는 점이다.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멘토형 리더 ▷새로운 아이디어로 혁신을 주도하는 업무 효율전문가 ▷소통과 화합을 촉진하고 팀원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동기 부여형 중간관리자 등 자신의 역할을 넘어 공직사회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건강한 조직문화 형성에 기여하는 이들이 그들이다.

부정적 근원을 제거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긍정적인 부분을 고무하고 격려하는 일도 중요하다. 따라서 도정의 인사권을 가진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의 책무는 무겁고 막중하다. 인사권자는 오피스 빌런에 대한 과감한 인사조치와 함께, 능력있는'오피스 히어로'를 적극적으로 우대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발탁추천제'에 오피스 히어로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중요 직위에 발탁하게 된다면, 현재의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공직사회의 복지를 증진시키고, 도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남근 제주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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