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송창권, 김대진 의원. 제주도의회 제공
[한라일보] 제주지역 인구의 70% 이상이 제주시에 거주하고 있는데도 인구 대비 서귀포시 예산 비중이 높아 제주시민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시의 예산 확보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오가는 과정에서 이런 비교가 적절한지를 두고 도의원 간의설전까지 벌어졌다.
27일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행정시 소관 내년도 제주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회의에서 송창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외도·이호·도두동)은 "양 행정시에 굳이 싸움을 붙이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제주시와 서귀포시, 두 행정시의 인구와 예산 차이에 대해 물었다.
이에 변영근 제주시 부시장은 "인구는 7(제주시)대 3 정도이고, 예산은 6대 4 비율이다"면서 "(주민 1인당 예산은) 제주시가 약 420만원, 서귀포시가 640만원 정도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0월말 기준 외국인을 포함한 제주도 총인구는 69만8256명으로, 이 중에 72.5%(50만6403명)가 제주시에 살고 있다. 나머지 27.5%(19만1853명)는 서귀포시 인구다. 제주도의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행정시 예산의 62%(2조282억원)가 제주시에, 나머지 38%가 서귀포시(1조2438억원)에 편성됐다.
송 의원은 "(두 행정시의) 예산 격차가 더 늘어나고 있다"면서 "(제주시는 예산 확보에) 무슨 노력을 했나. 50만에 가까운 제주시민들에게 미안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주시 담당자에게 예산 분포에 대해 설명을 들어보니 (복지와 관련한) 의무지출이나 법정지출 등이 많아 가용 재원이 많지 않다. (주민들이) 행정에 애타게 얘기해 봐도 쓸 돈이 없다고 한다"며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예산 비율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이후 질의에 나선 김대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 동홍동)은 송 의원의 문제 제기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김 의원은 "송창권 의원님과 잘 안 맞는다"면서 서귀포 대정읍이 고향이라고 밝힌 송 의원을 향해 "대정이라고 말하지 말든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예산이 차이가 나는 것은 맞다. (그런데) 도청이 제주시에 있다"면서 제주시가 맡던 '소통협력센터'(내년 15억 편성) 사업이 제주도로 이관된 사례를 거론하며 "(제주)시에서 예산을 잡아도 될 것을 도에서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부모 중에 제일 나쁜 부모가 어떤 부모인지 아는가. 비교하는 부모"라면서 "열심히 해서 (본청 대비 낮은 행정시) 예산을 확보할 생각을 해야지, 서귀포시와 제주시를 비교할 때인가. 그럴 거면 도청을 서귀포로 옮겨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지적에 송 의원이 추가 발언을 하려 하자 김 의원은 "제 발언 시간"이라며 차단했다. 예산 심사가 두 의원 간의 신경전으로 번지자 강성의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중재에 나서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강 위원장은 "송 의원님 나중에 발언권을 드리겠다"며 "김 의원님은 분명하게 해 달라. 감정이 섞인 내용에 대한 발언은 신중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추가 질의에 다시 발언권을 얻은 송 의원은 "동료 의원의 얘기에 섭섭하다고 해서 신상에 대해 얘기를 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며 김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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