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요금을 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헷갈립니다. 그대로 가자니 고지서가 날아올 것 같고, 지불하자니 나만 내나 싶고."

제주시내 한 공영주차장에서 요금 지불을 두고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주차장 출구에 설치된 차단기가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가 있기 때문인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며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상시 개방 주차장이라는 인식까지 확산되고 있다.

2일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시 연동에 조성된 한 공영주차장은 주차관리원이 없는 무인주차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무인시스템은 차량 진출입 시 차번인식기로 차량의 진입시간을 확인, 출차 시 무인정산기를 통해 주차시간에 따른 요금을 징수한다.

해당 주차장의 경우 월~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요금이 부과되고 있다. 주차요금은 최초 30분은 무료이며, 31분~45분까지는 1000원, 이후 15분을 초과할 때마다 500원이 추가된다.

이에 주차장 운영시간 내 30분 이상 주차를 할 경우 부과된 요금을 지불하고 차량을 출차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주차장에 설치된 차단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많은 도민들이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는 일부 도민들 사이에서 '상시 주차장'으로 인식되면서 요금을 지불했던 운전자들마저 혼란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해당 주차장을 수차례 방문해 확인해본 결과, 출구 쪽 차단기는 매번 개방돼 있었으며 많은 운전자들이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출차했다. 한 운전자는 안내판에 표시된 부과요금을 보고 정산을 완료했지만, 무언가 석연치 않은 듯 무인정산기 앞과 요금 안내판을 두리번거리다가 차량에 탑승했다.

시민 A씨는 "주변에 볼일이 있어 이곳에 주차를 했는데 처음 주차할 때부터 일을 마치고 나갈 때까지 약 2시간 동안 주차장 차단기가 계속 올라가 있었다"면서 "그냥 가도 되나 고민을 계속 한 끝에 요금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이어 "2주 뒤 같은 주차장을 또 이용했는데 역시나 차단기가 계속 올라가 있었다"며 "인근에 사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상시개방주차장인 것 같다'고 하더라 '왜 요금을 지불하고 갔냐'는 말에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시청 측은 해당 주차장이 상시 개방이 아니며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계화 시스템으로 운영되다 보니 오류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시 관계자는 "차량이 잘못나가는 경우 센서가 아직 차량이 빠져나가지 못했다고 인식해 차단기가 내려오지 않는다"면서 "종종 이와 같은 오류가 발생해 시정조치했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조만간 관련 업체에 점검을 요청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해당 주차장은 정상 운영되는 곳으로 만약 이곳에서 주차요금을 내지 않고 나갔을 경우, 다른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때 미납요금이 부과된다"며 "호출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관제실로 연결되니 문제상황이 발생할 때는 고민하지 말고 버튼을 눌러 달라"고 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