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어느덧 40년 넘는 교직 생활도 마무리하는 시점이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언제 여기까지 왔는지 까마득하기 그지없다.
몇 년 전 모 학교에 발령받을 즈음 주변을 떠들썩하게 하는 민원이 있었다. 나는 어떤 상황이든 '늘 사람이 먼저다'라는 생각을 놓지 않고 문제에 접근했다. 상대를 대하는 표정, 말투, 목소리 등 그 어느 하나 허투루 하지 않았다.
민원은 아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거나 아직 원하는 것이 있다는 뜻이기에 '교육가족 만남의 날' 운영, 학교운영위원회 개최 등 보호자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애쓰며 원인 파악에 나섰다.
그 결과 보호자들이 원하는 것은 간단했다. 학교 운영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였다. 학교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각종 설문의 결과는 어떤지 등 궁금한 게 많았다. 교육 3주체의 한 일원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이후 민원은 아주 짧은 시간에 해결됐다. 오히려 보호자들이 적극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 학교 운영은 일사천리 그 자체였다.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그 당시 보호자들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감동을 받았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각종 자료의 투명한 공개를 통해 운영하는 학교조직은 보호자들의 신뢰를 받았다.
어떤 조직도 신뢰받지 않으면 최고의 투자를 해도 비참한 결과를 가져온다. 감성 넘치는 마음으로 신뢰받는 학교조직을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진정 청렴한 조직이 아닐까 생각한다. <강정림 서귀포학생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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