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학기 제주시 A중학교에선 학생 간의 잦은 돈거래로 사이버 도박 문제가 적발되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한라일보] 문제가 드러난 건 학생 간의 돈거래가 잦아지면서다. 올해 1학기, 제주시에 있는 A중학교에선 재학생 대상 전수조사까지 벌어졌다. 학생들이 서로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이면에는 다름 아닌 '사이버 도박' 문제가 있었다.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학교 측은 서둘러 도박 예방 교육에 나섰다.
A학교 관계자는 이번 일과 관련해 실제 도박을 한 학생 수나 금전 거래 규모 등을 밝히진 않았지만, 당시 거래가 사이버 도박과 연관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박은 중독성이 있어 학교에서도 굉장히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그대로 놔두면 만연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여름방학 전후로 학년·학급별 도박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이는 단지 도내 한 학교만의 사례가 아니다. 청소년 도박 문제는 학교 현장의 주된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그만큼 도박 위험에 노출되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위험 신호'는 각종 조사와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제주 청소년들의 도박 경험률은 전국에서도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매년 발표하는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국가승인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조사(전국 초4~고3 1만3000명 대상)에선 강원제주권 청소년들의 도박 경험률이 5.2%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4.0%)을 웃돌고, 수도권·충청권·호남권·영남권을 포함한 전국 5개 권역 중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금까지 도박을 직접 해 본 적이 있는지 물은 이 항목에선 1년 전보다 '있다'는 응답이 소폭 늘기도 했다. 2024년 조사에서 강원제주권 청소년의 도박 경험률은 5.1%였다.
청소년들의 도박 경험은 주로 온라인상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지금까지 경험해 본 '도박 유형'을 물었더니 강원제주권에선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란 응답이 41.0%를 차지했다. 오프라인 복권(27.4%)이 그 뒤를 이었지만, 나머지 상위권 응답 모두 온라인상에서의 '미니게임'(22.8%), '화투'(21.1%), '스포츠 결과 돈 걸기'(18.6%) 등이었다.
특히 청소년 대부분은 일종의 놀이처럼 도박을 경험하고 있었다. 도박을 해 본 강원제주권 청소년들은 지난해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10명 중 7명 이상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74.4%, 중복응답)라고 답했다. 도박 문제의 저연령화도 감지된다. 도박을 처음 경험한 나이에 대해선 '10~12세'(40.5%)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13~15세'(30.7%), '16~18세'(17.0%) 순이었다.
이런 현상과 맞물려 도박 문제로 상담을 받는 학생 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7일 제주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에 따르면 개인·집단 상담 등 치유 서비스를 1회 이상 이용한 도내 청소년은 2023년 35명에서 2024년 49명, 2025년 56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도내 청소년 35명이 치유 서비스를 이용했다.
다만, 학생 개인이 자발적으로 문제를 드러내지 않거나 부모 등이 발견하지 못한 경우에는 치유 서비스로 연결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청소년 도박 문제는 더 이상 일부 학생만의 일탈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지역사회 안에서 위험군 조기 발견부터 회복까지 연계하는 일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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