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람 이방익 新표류기행 무탈 기원합니다"

"제주사람 이방익 新표류기행 무탈 기원합니다"
21일 제주시 조천읍 북촌마을서 조촐한 고사
"북촌의 또다른 이야기로 널리 알려나갈 것"
  • 입력 : 2018. 04.21(토) 20:51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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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익 표류기를 따라 새로운 탐사의 길을 찾는 이들이 함께 모여 정성과 열정으로 천지신명께 고하옵나이다. 한라산 산신령님, 제주바당 용왕님, 서북계절풍 몰고 오시는 영등할망님, 북촌 터줏대감님 여러 신령께서 저희의 작은 정성을 흠향하시옵소서."

21일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해신당인 가릿당. 바다를 누비며 살아온 마을 사람들이 어업의 안전과 풍요를 기원해온 이곳에 제물이 차려졌다. 심규호 제주국제대 교수가 한글자 한글자 읽어내려가는 축문 소리가 북촌 등명대 너머 파도 위에 머물렀다.

이번 행사는 한라일보가 진행하는 '제주사람 이방익 표류 현장을 가다'의 출발을 알리는 자리였다. 조선 정조 때 인물인 이방익은 북촌 출신으로 무과에 합격해 충장장(忠壯將)을 지냈고 표류에서 살아남은 뒤에는 전라도 중군(全羅道中軍)에 임명됐다. 18세기말 그가 남긴 표류기는 오늘날 국제 교류, 해양문화사적 측면에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두루나눔이 북촌 앞바다에서 신명난 풍물로 환한 기운을 밝히고 있다. 강희만기자

이날 한라일보사 임직원, 기획 자문을 맡은 '평설 이방익 표류기'의 권무일 작가와 심규호 교수, 윤인철 북촌리장, 제주문화포럼 양방주 이사장과 회원 등이 참석해 북촌을 시작으로 대만, 중국으로 이어지는 신(新)표류기행의 무탈을 기원하며 소박한 고사를 지냈다. 4·3 70주년을 맞아 너븐숭이의 참혹한 아픔을 지닌 북촌이 해원과 상생이 시작되는 거룩한 땅으로 거듭나게 해달라는 축원도 있었다.

제주도내 젊은 예인들로 구성된 제주두루나눔은 길트기에 이어 북촌 포구 일대를 돌며 신명난 가락으로 환한 기운을 밝혔다. 배를 타고 다려도가 지척인 북촌 앞바다로 나가 푸른 물결 위에 무사안녕을 바라는 풍물 소리를 얹기도 했다.

윤인철 북촌리장은 "그동안 이방익의 후손들을 제외하면 북촌에서도 이방익이 누구인지, 어떤 일을 했는지 제대로 몰랐는데 최근에 새롭게 알게 됐다"며 "앞으로 북촌의 유서깊은 유적에 더해 우리 마을의 또다른 이야기로 이방익이 알려지도록 널리 홍보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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