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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600년 古城
LH, 성산읍 고성리서 임대주택 공사 진행
공사 현장 한 가운데 '옛 정의현성' 위치
1416년 조성… 제주 성곽사에 중요한 자료
유산본부 "관리 대상 포함시켜 관리할 것"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19. 05.20. 16: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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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국민임대주택 공사 현장 한 가운데 위치한 '옛 정의현성 터'. 송은범기자

600년 넘은 제주의 고성(古城)이 새롭게 지어지는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이게 됐다.

 20일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1141-1번지 일대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제주지역본부가 실시하는 건설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 공사는 2020년 6월 19일까지 대지 2만5375㎡에 346세대 규모의 국민임대주택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앞서 지난 2016년 6월 LH는 해당 부지에서 시굴 및 발굴조사를 실시해 문화유적 분포상황 등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공사 현장 한 가운데 위치한 '옛 정의현성 터'였는데, 1m 크기 안팎의 자연석으로 쌓은 성 기단부가 뚜렷하게 확인되면서 처음 축조 당시의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 것이 파악됐다. 잔존 성곽은 길이는 약 140m에 이르며, 높이는 약 150㎝ 내외, 너비는 약 100㎝ 내외로 알려졌다.

 옛 정의현성은 조선 태종 16년(1416)에 기존 17현을 제주본읍과 대정·정의현 1읍 2현 체제로 통합 정비할 당시 고성리에 설치됐다. 이후 방어상의 문제 등 여러 불리한 조건으로 고성리에 있던 정의현성을 1423년(세종 5년)에 지금의 성읍리로 옮기게 됐다. 고성리는 정의현성이 있었던 마을이라 해서 '고정의현'이라 했으며, 오늘날에는 고성(古城)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옛 정의현성은 이러한 조선 초기 제주 성곽사와 행정체계의 변천상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인 것이다.

 

시굴 및 발굴조사를 실시할 당시 드러난 옛 정의현성. 한라일보DB

하지만 조사 보고서를 검토한 문화재청은 '원형보존'을 조건으로 LH의 국민임대주택 공사를 그대로 진행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로 인해 옛 정의현성은 346세대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이는 신세가 됐다.

 고고역사학계의 한 전문가는 "매장문화재가 아닌 유형문화재로서 성이 잘 남아있고, 제주에 남아 있는 성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아파트 단지 한 가운데 위치해 있으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훼손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내표지판 설치와 훼손을 막을 수 있는 대책 등이 조속히 수립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는 "옛 정의현성은 향후 추진할 용역인 '문화재 종합관리검토' 대상에 포함시켜 보존·관리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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