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괭생이모자반' 습격 제주바다 비상

'불청객 괭생이모자반' 습격 제주바다 비상
국립수산과학원, 제주 해상에 6월말까지 유입 전망
도 남방향 외해에선 최대 직경 50m 덩어리도 발견
해상·해안으로 나눠 수거중이지만 양 많아 골머리
  • 입력 : 2020. 06.02(화) 17:43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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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제주해역을 뒤덮는 불청객인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의 습격이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6월 말까지 제주와 전남 연안에 대규모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돼 비상이 걸렸다. 이달 중순쯤부터 제주 해역에 괭생이 모자반이 대량 유입되며 해상과 해안 마을별로 수거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치우고 나면 다시 쌓이는데다 기온 상승으로 제때 수거하지 못한 괭생이모자반이 썩어 악취까지 풍기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조업중인 선박 스크루에 감기는 경우도 있어 안전사고와 함께 조업에 지장을 줄 우려도 낳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5월 하순(21~27일) 동중국해 북부해역 현장조사 결과 괭생이모자반이 서해 외해와 동중국해에 대규모로 널리 분포한 것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바람이나 해류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지만 괭생이모자반의 제주 연안 가까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제주도 남쪽 외해에서는 최대 직경 50m의 괭생이모자반 덩어리도 관찰됐다.

 대규모 띠 형태로 이동하는 해조류인 괭생이모자반은 선박 스크루에 감겨 조업에 지장을 초래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괭생이모자반 피해 방지를 위해 올해 1월부터 동중국해와 서해 먼바다에 분포하는 괭생이모자반을 인공위성, 드론, 조사선을 이용해 모니터링하고 있다. 2017년에는 괭생이모자반의 생물학적 특성 연구를 통해 중국산과 한국산에 대한 유전적 차이를 규명하기도 했다.

사진은 괭생이모자반에 부착한 부이 이동 현황.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괭생이모자반의 이동경로는 중국연안(저장성과 산동성)에서 자라고 있던 모자반이 부착기질에서 탈락되면서 쿠로시오 난류를 따라 북상하다가 그 지류인 대마난류에 편승해 제주 주변 해역으로 유입, 북부해역을 거쳐 북상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자치도가 수거한 굉생이모자반은 2016년 2441t, 2017년 4407t, 2018년 2150t, 2019년 860t을 수거했다.

 올들어서는 제주시 해역에서만 2665t을 수거할 정도로 대량 유입됐다. 시는 현재 해상에서 해양환경관리공단의 청항선 2척, 한국어촌어항공단 어선 2척, 시에서 임차한 어장정화선 1척 등 5척을 동서 해상에 투입해 긴급 수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해안에서는 읍면동별로 배치된 100명의 바다환경지킴이와 자생단체를 중심으로 수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괭생이모자반은 수거도 문제지만 처리방법이 농가에 퇴비로 지원하는 외에는 뽀족한 대책이 없다. 올 초 농가 수요를 조사한 제주시는 현재까지 10농가에 2418t을 무상 제공한 상태다.

 제주시 고재완 해양수산과장은 "해수욕장과 항·포구를 중심으로 괭생이모자반을 적극 수거하고 있다"며 "해안으로 밀려오기 전에 선제적으로 해상에서 선박 5척을 투입해 수거중이지만 양이 워낙 많아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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