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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 모아 기부 김원호씨 "다시 사는 삶, 죽을때까지 봉사"
매일 아픈 다리 이끌고 캔·고철 모아 수익금 기부
봉사중 폭행 당해 생사 오갔지만 나눔의지 여전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0. 06.29. 17: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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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호(61·제주시 용담동)씨는 매일 새벽 아픈다리를 이끌고 버려진 캔과 고철을 모으고 있다. 김씨는 이렇게 모은 고철과 캔을 팔아 마련한 돈을 이웃 돕기 성금으로 내고 있다. 강희민 기자

김원호(61·제주시 용담동)씨는 매일 새벽 2시 아픈 다리를 이끌고 집을 나선다. 오른손에는 다리가 되어줄 지팡이, 왼손에 집게와 마대를 쥐고 나면 하루를 시작할 채비가 모두 끝난다. 김씨가 아침 일찍 일어나 하는 일이란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남들이 버리고 간 알루미늄 캔과 고철덩이를 모으는 것이다. 김씨는 2시간 정도 발품을 팔면 마대의 5분의1 가량를 고철과 캔으로 채울 수 있다고 했다. 돈으로 환산하면 1000원 남짓한 것들이지만 그에겐 값어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김씨는 이렇게 모은 캔과 고철을 팔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봉사 활동은 22년 전부터 시작됐다. 김씨는 1995년 8월 법인택시를 몰다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로 전 재산을 탕진했다.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에 안해본 일 없이 억척스럽게 살았건만 그날의 사고는 김씨가 일궈낸 모든 것을 앗아갔다. 그러던 그에게 지인이 손을 내밀었다. 지인의 소개로 김씨는 담보 없이 3000만원을 빌려 제주시 용담동에 정육점을 차릴 수 있었다. 또 김씨의 어려운 사정을 안 이웃들이 그의 정육점에서 자주 고기를 사가며 재기를 도왔다. 그는 정육점을 차린지 3년째가 되던 1998년을 시작으로 매달 양로원에 고기 30㎏씩을 보냈다.

 김씨는 "무일푼이던 제가 재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담보 없이 돈을 빌릴 수 있게 도와준 지인에서부터 고기를 사간 이웃 주민들까지 주변의 많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때 받은 것을 다시 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정육점을 하며 모은 돈으로 2016년 보리밥집을 차렸다. 김씨는 식당을 갖게 되자 이번엔 홀로사는 노인들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했다. 그러나 식당은 생각만큼 잘되지 않았다. 문을 연지 얼마되지 않아 경영난에 부딪혔다. 김씨는 "내가 가진 게 없으니까 남을 도울 수가 없게 되더라"면서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남들이 버리고 간 고철과 캔을 팔아 남을 돕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김씨가 두번째로 문을 지금의 식당 한켠에는 고철과 캔이 산더미처럼 수북이 쌓여 있었다. 그는 값어치가 100만원이 되기 전에 이렇게 쌓아놓은 것들을 팔아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금을 전달한다. 쌓인 값어치가 100만원을 넘으면 왠지 물욕이 생길 것 같아 이렇게 원칙을 정했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 3월에는 50만원을, 최근에는 62만5000원을 내놓았다.

김씨는 오른쪽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한다. 지팡이가 없으면 바깥에 나갈 수 없다. 김씨는 2년 전 추운 겨울 제주시 삼도동의 한 클린하우스에서 고철을 모으다 누군가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 머리를 가격 당한 김씨는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었다. 괴한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의 다리를 집중적으로 폭행했다. 무릎 아래에서부터 발목까지 다리 뼈가 모조리 으스러졌고, 뇌손상도 우려됐다.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실어증에 우울증, 극단적 충동까지 일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때 그는 가족을 보며 다시 힘을 냈다.

그는 지금의 삶을 덤이라고 여긴다. 또 이왕 다시 사는 인생 평생을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했다. "사람이 죽으면 삼베옷 하나 걸치고 가는거지, 더 이상 무엇을 가지고 갈 수 있냐"는 김씨. 김씨의 마지막 바람은 가진 전부를 내놓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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