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표가 '욱일기'… 제주 학교 일제 잔재 수두룩

교표가 '욱일기'… 제주 학교 일제 잔재 수두룩
제주도내 4개 초등학교에서 '사용'
친일 작곡·작사가 만든 교가는 3개교
반민족행위자 3명이 교장 맡은 경우도
도교육청 "자체 청산작업 시행 예정"
  • 입력 : 2020. 09.08(화) 15:34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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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이후 무려 7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주 학교 현장에는 일제 잔재가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제주도교육청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청산 연구' 중간보고서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도교육청이 지난해 7월 '제주도교육청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청산에 관한 조례'를 공포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중간보고서를 살펴보면 제주에서 욱일문(旭日文)을 '교표'에 사용한 학교는 초등학교 4개교로 확인됐다. 욱일문은 일본 왕실의 국화 문장과 일장기가 결합해 만들어진 것으로,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육군기, 해군기, 해군 군함기 등으로 사용됐다. 현재도 일본의 경찰 배지나 경찰공로장, 소방공로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제주O초 교표는 욱일문과 나뭇잎 리본에 'O'이라는 글자를 결합해 만들어졌으며, OO초는 무궁화 도안 안에 일장기가 연상되는 해가 사방으로 빛을 내는 문양과 그 밑에 바다와 월계수 문양이 결합됐다. OO초는 욱일문, 'OO' 글자, 무궁화 도안이 합쳐져 있었고, OO초는 욱일문, 무궁화, 월계수에 'OO'이라는 글자가 혼합돼 있었다.

 이어 친일반민족행위자가 교직원으로 활동한 경우는 표선초 1대 교장 김면수(1855년~?), 제주고 2대 교장(사무촉탁) 이재신(1881년~?), 제주고 3대 교장 서병업(1874년~?) 등 3명이었다. 이들은 1910년 한일병합에 관계한 관리 등에게 수여되는 '한국병합기념장'을 받는 등 친일 행각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친일 작곡가나 작사가가 만든 노래를 교가로 사용하는 학교는 제주동초(김기진 작사), 의귀초(이원수 작사), 한림공고(이흥렬 작곡) 등 3개교였다. 또 친일잔재로 거론되는 나무인 가이즈까 향나무를 교목으로 지정한 학교는 35개교(초 18·중 11·고 6)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중간보고서에서는 반장이나 조회, 종례, 주번, 당번, 구령대, 수학여행 등의 용어도 일제잔재로 판단, 이를 대체할 용어를 지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달 마지막 현장조사를 끝으로 10월에는 공청회 및 자문회의를 개최할 것"이라며 "최종보고서가 제출되는 11월 이후에는 각 학교에 식민잔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자체적으로 청산작업을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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