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觀] 명백한 멋

뮤지션 겸 작가인 요조가 최근 펴낸 에세이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은 예술가로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덤덤하게 시작해 결국은 부푼 심장과 떨어지는 땀방울로 마무리되는 그녀의 취미 '러닝'처럼 …

[영화觀] 예리하고 믿음직한

올봄 극장가 최고의 화제작은 단연 '미나리'다. 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로 한국인의 가슴에 아메리칸드림이 움트던 시절, 낯선 땅에 뿌리내린 한인 가족의 절망과 희망을 풍경을 그리듯 …

[영화觀] 유년의 집

강화길 작가는 이를테면 '고딕 스릴러'라고 불려도 무방할 장르적 색채가 강한 이야기를 쓰는 소설가다. 여성 작가인 그가 그려내는 여자의 시간과 공간들은 때론 무섭고 가끔은 아프며 그 시공간에서 태어난 이야기들은 익숙…

[영화觀] 가족의 방향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지속되고 있다. 예외 조항도 있다지만 시국이 뒤숭숭하다 보니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영 까다롭고 찜찜하다. 당연히 가족이라고 숫자의 예외가 되지는 않는다. 코로나19 시국의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이제 이…

[영화觀] 어린이라는 세계

2월 초,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영화 '승리호'가 화제다. '승리호'는 먼저 240억원이라는 제작비가 투입된 국내 최초의 우주 배경 장르물이라는 데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졌다. '스타워즈'나 '스타트렉…

[영화觀] 당신이 불러주는 나의 노래

JTBC의 음악 예능 프로그램인 '싱 어게인'이 대중들로부터 주목과 사랑을 받고 있다. 수치로 가늠할 수 있는 환대의 지표인 본 방송의 시청률이 10%를 넘겼으니 굉장히 많은 시청자들이 이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는 증거가 되겠다. …

[영화觀] 첫 번째 춤은 나와 함께

며칠 전 '코로나 사태가 완화되지 않자 초중고 졸업식이 줄줄이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마지막을 장식해야 할 졸업식마저 비대면으로 전환되어 아이들의 아쉬움은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아, 벌써 졸업식 시즌이…

[영화觀]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바야흐로 OTT(Over The Top: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의 시대다. '보건 교사 안은영'과 '콜'을 다 봤으니 가입을 해지했던 '넷플릭스'에 송중기와 김태리가 출연하는 250억 대작 '승리호'가 독점 공개된다고 하니 재가입을 안 할 수…

[영화觀] 새하얀 침묵

데이빗 로워리 감독의 2017년 작품 '고스트 스토리'는 제목처럼 '유령의 이야기'다. 이 영화는 세상을 떠난 한 남자가 마치 지박령이 되는 것처럼 자신이 살던 공간을 떠나지 못하고 떠돌며, 그와 함께 했던 사람이 남긴 마지막 문…

[영화觀] 달리는 기분

해가 바뀌는 깊은 밤, TV에서는 노래와 춤으로 한 해를 어우르는 쇼가 펼쳐진다. 무대의 가수들과 무대 앞의 관객들 그리고 집 안의 시청자들은 카운트다운을 함께하고 다시 또 맞이하는 일년에 대한 설렘의 감정을 같이 즐기고 …

[영화觀] 이별의 정원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혹은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슬픈 장면, 이를테면 울기 딱 좋은 장면들 앞에서 나는 잘 울어지지 않는다. 경험상 정교하게 가공된 슬픔의 세계는 나를 잘 울리지 못하는 것 같다. 오히려 일상 속에서 …

[영화觀] 나의 속도 모르고

세상에서 절대 풀 수 없는 비밀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누구에게도 열어 주지 않는 스스로의 마음 안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은 삶의 여러 대목에서 고개를 무겁게 끄덕…

[영화觀] 기억의 질감

프랑스 영화 '시빌'과 한국 영화 '프랑스 여자'는 닮은 구석이 많은 작품들이다. 두 작품 모두 중년 여성의 욕망과 그것이 발화하는 상황을 세련되고 강렬하게 그려내는 점이 우선 그렇다. 여성 주인공들이 각각 소설가와 배우라…

[영화觀]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얼마 전 사유리의 출산 소식이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일본인인 사유리는 한국에서 방송인과 작가로 활동하는 미혼 여성이다. 그런 그녀가 정자를 기증받아 자발적 비혼모가 되었고 그녀의 임신과 출산이 대중들에게 갑론을박을 …

[영화觀] 세상은 참 신기하고 아름답다

김초엽 작가의 단편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고 있다. 이 단편집은 2019년 여름 출간되어 현재까지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SF장르의 소설집으로 우리가 흔히 이 장르에 갖는 편견인 번쩍이는 금속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