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만의 새 이야기]삼광조

[강희만의 새 이야기]삼광조
계곡·곶자왈 등 집단서식…세계적 멸종위기 희귀種
  • 입력 : 2005. 07.06(수) 00:00
  • /글·사진=강희만기자 hm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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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광조 수컷이 둥지에서 새끼들에게 먹이를 먹이고 있다. 삼광조는 둥지에 알을 낳으면 암수가 번갈아 둥지에서 알을 품고 새에게도 같이 먹이를 준다.

 엊그제까지 이어지던 찜통더위가 물러가고 비날씨가 한여름 대지를 적신다. 그야말로 오랜만에 내리는 비는 타들어가는 대지뿐 아니라 지친 심신까지도 시원하게 적셔주는 생명수라고나 할까.

 어쨌든 사람 뿐 아니라 조류도 여름 무더위와 싸우기는 마찬가지. 제주를 찾은 조류들 역시 종족 번식 등을 위해 나름대로 한여름을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쁜 일상속에서도 한라산 계곡이나 곶자왈 지역을 찾아 자연식생이나 조류를 관찰하는 것도 여름을 이겨내는 한가지 방법이다.

 한라산 깊은 계곡과 제주의 허파라 할 수 있는 곶자왈 지역에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자 또한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는 삼광조를 비롯 유리새·오목눈이, 곤줄박이, 박새, 큰오색딱따구리등 모든 새들이 번식을 하고 있다.

 삼광조는 제주를 비롯 남해안 일대 등 우리나라 전역에서 간간이 번식을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제주에서는 깊은 계곡이나 곶자왈 지역에서 집단적으로 번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삼광조 수컷

 이번에 둥지가 확인된 삼광조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 시선을 끈다. 삼광조 둥지는 계곡주위에 두가닥 줄기식물에 나무껍질과 거미줄을 이용 속이 깊은 사발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반해 이번에 발견된 둥지는 우거진 나뭇가지의 갈라진 부분에 둥지를 튼 것이다.

 특히 삼광조 부부는 둥지에 알을 낳으면 암수가 번갈아 둥지에서 알을 품고 새에게도 같이 먹이를 주는 활동을 한다. 특히 갓 부화를 한 새끼에게는 작은 곤충을 그대로 먹이는 것이 아니라 어미의 입에서 먼저 씹어서 부드럽게 한 다음 새끼한테 먹이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무엇보다 이번에 곶자왈 지역에서 삼광조 둥지가 발견된 것은 나름대로 의미를 지닌다. 조류의 서식지로서 제주 곶자왈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곶자왈지역은 생태·지질적 환경과 자생·희귀식물의 측면에서 중요성이 부각돼 왔다. 조류의 안식처와 번식지로서의 중요성은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해 왔다. 이런 측면에서 조류의 서식공간으로서 곶자왈의 역할 등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광조 암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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